"수학·과학, 입시 주요과목 넘어 민주시민 역량 위한 소양"
학원가 무리한 선행학습 지적…"배우는 목적과 배치"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우리나라 학생들이 국제 수학·과학 올림피아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수포자'라는 표현이 사라질 수 있도록 학생의 눈높이와 속도에 맞는 수학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은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 국제 수학, 과학 올림피아드에서 한국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선을 다해준 우리 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낸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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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초학력 보장, 교육활동 보호, 학생 마음건강 지원, AI 및 수학‧과학‧융합교육 강화, 농촌유학 활성화 등 5대 핵심 과제를 담은 '서울시교육청 주요 정책 추진 기반 새정부 정책제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2025.07.15 yym58@newspim.com |
한국 올림피아드를 통해 선발된 한국 대표단은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전원이 메달을 수상하며 중국, 미국에 이어 국가 종합 3위를 기록했다. 국제 물리, 화학, 생물 올림피아드에서도 한국 대표단 전원이 메달을 수상했다. 국제 물리 올림피아드에선, 서울과학고 학생이 대회 참가자 중 종합 1위를 기록했다.
정 교육감은 "수학은 단지 과학과 산업의 기초이기 때문에, 혹은 입시의 주요 과목이어서 중요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오로지 논리라는 제약만 있을 뿐, 다른 권위와 고정관념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의 세계가 바로 수학이다. 이 같은 역량은 우리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자라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소양"이라고 설명했다.
물리, 화학, 지구과학 등 자연과학 과목에 대해서도 "단지 기술과 산업의 기초이며 입시의 주요 과목이기 때문에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 현상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힘은 시민이 반드시 갖춰야 할 소양"이라며 "특히 갈수록 심화하는 기후 위기는 미래 사회를 이끌 우리 학생들에게 과학 소양이 더욱 중요해지리라는 점을 예고한다"라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국제올림피아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수학과 과학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워하는 학생도 있다"며 "높은 수준의 수학과 과학 실력이 필요한 진로를 꿈꾸는 학생도 있고, 기초 수준의 수학과 과학만 필요한 진로를 꿈꾸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누구도 소외돼서는 안 된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은 흥미와 재능을 계속 키워갈 수 있어야 하고, 수학과 과학을 어려워하는 학생은 섬세한 맞춤형 교육을 통해 이들 학문에 재미를 느낄 기회를 가져야 한다"며 "이른바 '수포자'라는 표현은 사라져야 한다. 대신 모든 학생이 자기 눈높이에 맞는 수학 수업을 통해, 수학의 즐거움에 눈을 뜰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고 이해하는 속도를 존중하는 수학교육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정 교육감은 일부 학원가에서 이뤄지는 무리한 선행학습이 학생이 스스로 생각해 수학과 과학 개념을 소화할 기회를 박탈하고, 문제 풀이 요령을 외우는 것으로 수학 및 과학 공부를 대체하게 할 위험을 불렀다고 진단했다.
그는 "개념을 깊이 이해하지 않은 채 문제 풀이 요령만 외우는 것은 공부가 아니며, 이런 방식은 우리가 수학과 과학을 배우는 목적과 배치된다"며 "수학과 과학 교육을 통해 자유롭고 창의적인 역량을 기르기 위해선, 무리한 선행학습이 아닌 학생의 눈높이를 존중하는 수학, 과학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jane9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