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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②광장의 정치축제

기사입력 : 2025년07월06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07월06일 06:00

좌와 우, GAL-TAN의 정치스펙트럼

정당 대표들의 연설을 본격적으로 분석하기에 앞서, 이들이 어떤 정치적 스펙트럼 위에서 자신들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에 적합한 분석틀로는 리즈벳 후헤(Liesbet Hooghe), 게리 막스(Gary Marks), 루스 다쏘네빌(Ruth Dassonneville) 등이 제시한 'GAL–TAN' 차원이 있다. GAL(Green, Alternative, Libertarian)은 자유주의적 세계관과 다문화주의, 환경주의, 시민권을 중시하는 반면, TAN(Traditional, Authoritarian, Nationalist)은 전통, 권위, 국가주의, 법과 질서를 강조한다.

2025년 6월 24일 골목 카페에서 진행된 에너지절약 토론회. [사진=뉴스핌]

이 개념은 최근 안나 조피 쿠렐라(Anna-Sophie Kurella)와 밀레나 라프(Milena Rapp)가 1990년부터 2017년까지 조사한 자료에 근거해 발표한 논문 "Unfolding GAL-TAN: the multi-dimensional nature of public opinion in Western Europe (West European Politics 2025)"에서도 구체적으로 정립된다. 두 학자는 유럽 시민의 정치적 가치가 단순한 좌우 축이 아니라 GAL–TAN이라는 다차원 공간 속에서 위치하며, 정당들이 이러한 가치 지형 위에서 전략을 세운다는 점을 실증 자료를 바탕으로 제시한다. 이 논문은 유권자들의 정치의식에 기반한 정당제도, 정당일체감과 정체성에 기반한 정당 간의 상호작용을 보다 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2025년 알메달렌의 연설을 기준으로 보면, 좌파진영을 대표하는 녹색당과 좌파당, 사회민주당은 명백히 GAL 축에 폭넓게 위치해 있다. 그들은 기후위기 대응, 사회적 약자의 보호, 이민자 수용, 국제협력 강화 등을 강조하며, 유럽 내부의 불평등과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적 성격을 진단했다. 가장 눈에 띄는 연설은 사민당의 막다레나 안데르손 당대표의 연설이다. 그의 연설은 전직 총리답게 현 우파의 재정정책을 과감하게 비판하면서도 감성적이었으며, 때로는 시적인 호소, 은유를 동원한 수사기법, 데이터 기반 정책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었다.

반면 우파진영을 대표하는 보수당, 기독민주당, 스웨덴민주당은 TAN 성향이 강했다. 국경 통제, 범죄 대응, 국가 정체성 보호, 국방 예산 확대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으며, 특히 스웨덴민주당의 연설은 문화적 국수주의적 언어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보수당은 경제성장과 시장원칙의 회복을 중심에 두며, TAN 축의 전통적 성향과 자유주의적 색채를 절충하는 모습도 보였다.

중도당과 자유당은 그 중간 지점에서 균형점을 찾으려 했다. 자유당은 교육과 자유를 중심에 놓았고, 중도당은 지방분권과 농촌경제의 회복, 지속가능한 사회 모델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들 정당은 자신들의 정책이 갈등을 넘어선 통합의 가능성임을 강조하며, 분열된 유권자층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자임했다.

올해로 57회째를 맞는 알메달렌 정치축제는 많은 나라에 수출된 문화행사다. 미아 스튀레(Mia Sture) 알메달렌 조직위원장은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9개 국가에서 벤치마킹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뿐 아니라 중부 유럽, 발트3국, 아프리카 일부 민주주의 신생국에서도 이 모델을 참고하고 있다. 이들은 알메달렌을 단순한 행사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말로 가르치지 않고, 몸으로 체험하게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알메달렌은 가능할까?

정치는 갈등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그 갈등은 대립이 아니라 해석의 차이로 받아들여질 때, 우리는 다시 토론을 시작할 수 있다.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은 정당을 넘어서, 정치적 언어의 정직함과 정책의 철학을 복원하는 일이다. 말이 진심을 담고, 정책이 가치를 품을 때, 비로소 정치와 시민은 다시 만날 수 있다.

비스뷔의 골목과 성곽, 해변의 천막과 광장을 오가며 마주친 수많은 장면들—한 노인이 나무 아래 앉아 연설을 듣는 모습, 아이들이 정치 퀴즈에 손을 들며 외치는 소리, 정치인을 향해 박수치며 질문을 던지는 시민들의 표정—이 모든 것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살아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참여와 관심은 알메달렌이 단순한 지역 행사가 아니라, 스웨덴 전체의 정치 담론을 형성하고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는 거대한 플랫폼임을 보여준다. 나아가, 이와 같은 정치 축제가 사회적 신뢰와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이 모든 경험을 통해 확인하게 되는 것은, 알메달렌이 단지 연설과 토론의 집합이 아니라, 하나의 정치적 문화이며 민주주의의 살아 있는 교과서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열린 정치문화의 경험은, 변화하는 세계질서 속에서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된다. 진영을 넘는 협력,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기술과 기후에 대한 전략적 시야, 8개 정당 중 6명이 여성당대표로 선택된 정치적 메시지, 무엇보다도 시민과의 끊임없는 대화가 바로 그 좌표일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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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리뷰] 8만팬 매료시킨 블랙핑크 [고양=뉴스핌] 이지은 기자 = 솔로 활동을 마치고 다시 완전체로 뭉친 그룹 블랙핑크가 새로운 월드투어의 포문을 열었다. 강렬한 퍼포먼스에도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라이브를 선보이며 블랙핑크는 '월드 클래스'의 면모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블랙핑크가 지난 5일부터 6일, 양일간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새 월드투어 '데드라인(DEADLINE)'을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K팝 걸그룹 최초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 단독 입성한 것이자, 1년 10개월 만의 투어이다. 양일간 공연에는 7만8000명의 팬들이 함께 했다. [고양=뉴스핌] 이지은 기자 = 경기 고양에 위치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블랙핑크의 새 월드투어 '데드라인'을 개최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2025.07.06 alice09@newspim.com 지난 월드투어 '본 핑크(BORN PINK)'로 전 세계 팬들과 만나왔던 블랙핑크는 이번 새 투어의 포문을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로 열었다. 이어 '핑크 베놈(Pink Venom)'로 공연장을 한순간에 압도시켰다. 이날 지수는 "'2025 블랙핑크 데드라인 월드투어-고양'에 오신 모든 분들을 환영한다. 둘째 날이니 다들 더 잘 노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멤버들은 각자 소개를 짧게 한 후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을 이어갔다. 플로어 석에 앉은 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블랙핑크의 공연을 즐겼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환호했다. 고양종합운동장에 모인 팬덤 블링크는 블랙핑크의 히트곡이 연달아 나오자 엄청난 열기를 뿜어내며 열광했다. 이들은 팬들의 호응에 보답하듯 강렬한 퍼포먼스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라이브로 '불장난'과 '셧 다운(Shut Down)'으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특히 솔로 활동을 통해 개인 역량을 최고치로 이끌어낸 이들은 공연 중간 중간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노련미를 뽐냈다. 개인 활동으로 국내외 차트에서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갔던 이들은 이번 콘서트 중간 중간 솔로 무대를 선보였다. 개인 무대가 시작되기 전, 댄서들은 편곡된 블랙핑크의 노래에 맞춰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고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고양=뉴스핌] 이지은 기자 = 경기 고양에 위치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블랙핑크의 새 월드투어 '데드라인'을 개최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2025.07.06 alice09@newspim.com 이후 지수는 '어스퀘이크&유어 러브(earthquake&Your Love)'로 솔로 무대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리사는 미국 최대 페스티벌 코첼라에서 해외 팬들을 사로잡았던 '뉴 우먼&록스타(New Woman&Rockstar)'을 선곡하며 객석을 단숨에 압도시켰다. 팬들은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 열광하며 리사의 무대를 온전히 즐겼다. 다시 완전체로 무대에 오른 블랙핑크는 '프리티 새비지(Pretty Savage)'와 '돈트 노우 왓 투 두(Don't Know What To Do)'와 '휘파람'을 쉼 없이 소화했다. 특히 '돈트 노우 왓 투 두' 무대에서는 멤버들은 자유롭게 무대를 누비며 팬들과 시선을 맞췄다. 팬들은 함께 뛰어달라는 멤버들의 요청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함께 뛰며 즐기며 장관을 이뤄냈다. 이어 블랙핑크는 '휘파람', '스테이(STAY)', '러브시크 걸(Lovesick Girl)'을 연달아 소화하며 쉴 틈 없이 공연의 중반을 향해 달렸다. 이들은 무대 중간마다 팬들의 환호성을 유도했고, 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뛰어 놀았다. 다시 이어진 솔로 무대에서는 미국 코첼라를 압도시켰던 제니가 '만트라&위드 더 IE&라이크 제니(Mantra&with the IE&like JENNIE)'를 선보였다. 제니의 솔로 무대가 시작되자 팬들은 우레와 같은 엄청난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어 솔로무대의 마지막은 로제가 장식했다. 그는 "'3AM'이라는 곡을 하려고 한다. 이 곡을 쓰게 된 게, 작년에 음악 작업을 할 때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였는데 스튜디오에 갔는데 선물 같은 곡이 있었다. 갈 곳을 헤맬 때 집 같은 느낌이 필요했는데 '너가 내 집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가사가 있었다. 지금까지도 저한테 위로가 되는 곡이다. 여러분에게도 그런 곡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로제는 통기타 연주에 맞춰 서정적인 분위기의 '3AM'을 선보였다. 이어 '톡식 틸 디 엔드(toxic till the end)'와 최근 빌보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브루노 마스와 협업곡 '아파트(APT.)'로 떼창의 무대를 만들었다. [고양=뉴스핌] 이지은 기자 = 경기 고양에 위치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블랙핑크의 새 월드투어 '데드라인'을 개최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2025.07.06 alice09@newspim.com 다시 완전체로 무대에 오른 블랙핑크는 무려 2년 8개월 만의 신곡 '뛰어(JUMP)'를 공개했다. 신곡의 트레일러 영상이 나오자 팬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함성을 내질렀다. '뛰어'는 팬들과 모두 함께 뛰어 놀며 즐길 수 있는 분위기로 꾸며졌다. 신곡 무대가 끝난 후 블랙핑크는 '붐바야'로 열기를 더했다. 지수는 "저희도 이번에 단체 무대랑 솔로 무대를 준비하면서 솔로로도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어서 다양한 색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떨렸다. 무엇보다 즐거웠던 건 신곡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신곡이 곧 공개될 예정인데, 공개되면 많이 사랑해주시길 약속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리사는 "어제부터 정말 너무 떨렸다. 아직도 떨리는데 저희랑 같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좋다. 한국에서 월드투어가 첫 시작인데 그게 너무 뜻 깊은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제니는 "첫 시작에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아직까지도 너무 설렌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월드투어를 떠나서 아쉬운데 블링크와 다시 만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수는 "이제 곡이 얼마 안 남았다. 마지막 곡은 모두 같이 일어나서 함께 뛰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뚜두뚜두(DDU-DU DDU-DU)'와 '마지막처럼', 그리고 '포에버 영(Forever Young)'으로 첫 월드투어를 성료했다. 2시간 동안 총 19곡을 선보였지만, 팬들은 아쉬운 마음을 담아 '앙코르'를 외쳤다. 다시 무대에 오른 블랙핑크는 신곡 '뛰어'와 더불어 '리얼리(REALLY)', 그리고 '시 유 레이터(SEE YOU LATER)'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며 막을 내렸다.   alice09@newspim.com 2025-07-0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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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39도 등 동해안 기온 신기록 [강릉=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 동해안과 내륙에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6일 삼척에서 낮 최고기온이 39도를 기록하는 등 강릉·동해·북강릉에서도 역대급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폭염특보 현황, 일최고체감온도 및 일최고기온 분포도.[사진=기상청] 2025.07.06 onemoregive@newspim.com 폭염경보는 강원동해안(고성평지, 속초평지 제외), 양양평지, 강원남부산지에 발효 중이며 강원내륙과 산지를 포함한 다수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하조대(양양) 37.9도, 강릉 38.7도, 동해 36.5도, 삼척 39.0도 등 주요 해안 지점에서 체감온도가 크게 치솟았다. 이번 극심한 더위는 일본 남쪽 해상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서풍이 유입되면서 발생했다. 특히 산맥을 넘어 동쪽으로 이동하는 뜨거운 바람이 가열돼 동해안을 중심으로 일최고기온 신기록을 경신했다. 북강릉은 기존 최고치인 37.1도를 넘어선 37.9도를 기록했고 동해시 역시 종전 극값인 37.3도를 뛰어넘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인 38.3도를 보였다. 당분간 기온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될 전망이다. 8일부터는 동풍의 영향으로 내륙 중심으로 더위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야까지 예상된다. 관련 기관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야외 활동 자제와 음식물 관리 철저를 당부했다. 영유아와 노약자 등 취약계층 건강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실내외 작업장 및 농촌 현장에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 공간 마련을 강조했다. 축산농가는 가축 폐사 방지를 위해 송풍 및 분무 장치 가동과 사육 밀도 조절이 요구된다. 8일 이후에는 일부 해안지역에서 폭염특보 완화 가능성도 있을 전망이다. onemoregive@newspim.com 2025-07-0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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