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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하) 실용정치의 성공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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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포용적 유연성(flexicurity)의 선도자
스웨덴: 2014년 시장친화적 조세개혁

네덜란드: 포용적 유연성(flexicurity)의 선도자

네덜란드는 1970년대 후반 두 차례의 오일쇼크와 세계 경기 침체의 여파로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었다. 실질임금은 상승했지만 생산성은 정체되었고, 실업률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다. 기업은 고용을 줄였고, 청년세대는 노동시장 진입에 실패했으며, 여성과 고령층은 노동 참여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다. 이처럼 경제적 위기와 사회적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기존의 정쟁 중심 정치와 노사갈등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이 시점에서 노동조합(FNV)과 사용자단체(VNO), 그리고 루드 뤼버스(Ruud Lubbers)가 이끄는 기민당(CDA) 중심의 정부는 바세나르에서 역사적인 협약을 체결했다. 핵심 내용은 '임금 자제를 통한 고용 확대'였다. 즉, 노동자 측은 임금 인상을 억제하고, 사용자 측은 고용을 유지하며 노동시간 단축을 수용하고, 정부는 세제 혜택 및 복지지출을 유지하는 삼자협약을 통해 경제 회복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1970년대 두 번에 걸쳐 진행된 유가파동으로 위축된 국내 노동시장과 경영환경의 해결책으로 세계적인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이에 따라 1982년 노사정 합의인 '바사나르 협약(Wassenaar Accord)'이 체결되었고, 이후 좌파 계열의 노동당(PvdA)이 주도하는 정부는 '유연성과 안정성의 조화'를 핵심 기조로 삼아 개혁을 단행했다. 네덜란드는 고용계약의 다양화를 허용하고 파트타임, 자영업, 프리랜서 노동을 제도권에 포함시키는 한편, 고용안정성을 위한 직업훈련과 재교육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구축했다. 여성과 고령자 고용 확대 정책, 가족친화 근무제 도입, 사회보험 기금 통합도 이 시기 추진되었다.

이 협약은 네덜란드 노동시장에 구조적 변화를 불러왔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는 '워크셰어링'이 제도화되었고, 파트타임과 비정규직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여성과 고령층의 고용률이 크게 상승했다. 동시에 노사정 대화의 제도화는 이후 네덜란드 정치문화의 핵심 유산이 되었으며, 정당 간 극단적 대결보다는 합의와 타협을 중시하는 '합의 민주주의(concordantie-democracy)'의 토대를 형성했다.

국내적으로는 이 협약의 정신과 제도적 지속성이 여야를 초월한 공통된 기반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후속 정부들, 예를 들어 좌파 노동당(PvdA)의 빔 코크(Wim Kok) 총리 시기(1994–2002), 우파 자유민주국민당(VVD)의 마르크 뤼터(Mark Rutte) 정부(2010-2024) 등의 지도자들도 바세나르 정신을 계승하며 유연한 노동시장과 보편적 복지의 결합을 유지시켜  왔다. 정치학자 안톤 헬더만(Anton Hemerijck)은 그의 '연구 변화하는 복지국가(Changing Welfare States, 2002)'에서 협약의 실체를 "공정한 유연성(flexicurity)의 모델이 실제 정책화되어 국민 대다수가 신뢰하게 된 유럽의 보기 드문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 다른 학자 에스핑-안데르센(Gøsta Esping-Andersen) 또한 그의 연구 '후기산업사회 경제의 사회적 기반(Social Foundations of Postindustrial Economies(1999)'에서 네덜란드의 사례를 "포스트산업사회형 복지국가의 대표 사례"로 지목하며, 노동시장 유연화와 사회통합이 함께 추진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의 2006년 보고서도 네덜란드를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안정적 조정 국가'로 분류하며, 위기관리와 제도적 협치 측면에서 가장 모범적인 국가 중 하나로 평가하였으며(European Commission, 2006), OECD 보고서(Economic Surveys: Netherlands 2017)는 네덜란드를 "노동시장 혁신과 사회통합이 병행된 유럽 내 대표국가"로 명명했다. 국민들 역시 이 시스템을 통해 실질적인 '정치적 효능감'을 경험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타협과 사회적 신뢰가 결합된 개혁 모델로 받아들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네덜란드의 기적(Dutch Miracle)'이라 불릴 만큼 고실업과 경기침체의 악순환을 끊는 데 성공했다.

민주주의 국가들이 고질적 정치 분열과 사회 양극화, 고령화 및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바세나르 협약은 여전히 유효한 교훈을 제공한다. 경제와 정치가 분리된 구조를 넘어서, 사회 전체가 책임을 나누고 미래를 위해 타협하는 방식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정치와 복지국가를 만드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스웨덴: 2014년 시장친화적 조세개혁

한국 진보정권이 참고할 만한 또 다른 대표적 사례가 바로 스웨덴이다. 2000년대 초반, 스웨덴 사회민주노동당(SAP)은 전통적 복지국가 모델의 한계에 직면해 있었다. 높은 자산세와 법인세로 인해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고용 창출력이 약화되며, 기술혁신이 정체되는 현상이 관측되었다. 이에 따라 예란 페손(Göran Persson) 총리 하의 진보정권은 전통적 좌파경제정책에서 벗어나, 시장친화적 조치들을 과감히 도입하기 시작했다.

2005년 스웨덴 의회에서는 상속세와 증여세 폐지안이 논의되었고, 사회민주당은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의회 토론에서는 좌파 정당 내부에서도 격론이 오갔지만, "자본과 기업이 국경을 넘어 해외로 나가고 있다"는 현실적 인식에 따라 "복지를 유지하려면 성장하는 기업이 필요하다"는 실용론을 강조했다. "부의 대물림을 통한 신분사회의 고착화를 지지하는 배신자 정당"이라는 노동자와 하위소득계층의 신랄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사민당 정부는 끝까지 이 법안을 밀고 나갔다.

요컨대, 스웨덴 진보정권의 우파적 정책 전환은 단순한 조세개혁이 아니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전략적 통합이었다. 예란 페손 정부의 자산세·상속세 폐지 이후, 스웨덴 내 연간 약 500억 크로나(약 6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이 국외로 빠져나가는 경향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헨렉슨과 발덴스트룀은 IFN 보고서(2007)에서, 정책 시행 이후 고소득층 자산가의 해외 이전비율이 40% 이상 줄었으며, 중소기업의 해외이전 계획도 5년 사이 30% 이상 감소했다고 분석하였다. 이는 국가 내 생산기반의 유지뿐 아니라, 고용안정과 지역경제 회복에 실질적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스웨덴 주요 언론인 《다겐스 뉘헤테르》(Dagens Nyheter)는 "좌우의 구분보다 중요한 것은 세금의 실효성과 경제의 순환"이라며 페손 총리의 결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학자들 사이에서도 이 변화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경제학자 매그너스 헨렉슨(Magnus Henrekson)과 다니엘 발덴스트룀(Daniel Waldenström)은 『Entrepreneurship and Wealth Mobility in Sweden』(IFN Working Paper, 2007)에서, "자산세 폐지 이후 스웨덴 내 자본형성률이 증가하고 기업가 정신이 회복되었다"고 분석했다. 세제개혁 이후 스타트업 생태계가 급성장하며 Spotify, Klarna, Northvolt 같은 글로벌 유니콘이 등장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경제 외적 효과도 컸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스웨덴을 '사회적 안정과 시장개방이 공존하는 나라'로 인식하게 되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스웨덴 크로나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통화로 평가되었다. OECD와 IMF는 스웨덴의 이러한 전환을 '사회적 시장경제(social market economy)의 모범 사례'로 지목하였다.

또한 이념적으로도 흥미로운 변화가 관측됐다. 사민당 지지층 내에서 '복지를 지키기 위해 경쟁력을 먼저 확보하자'는 인식이 확산되며, 진보정당 내부에서의 경제정책 노선이 다변화되었다. 보수당은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고용시장 개혁과 복지투자를 주장하며 정책 중심이 유연해졌다. 이른바 '중도 블록화' 현상은 스웨덴 정치 전반의 타협 기반을 강화시켰으며, 이는 한국과 같은 정치 양극화 상황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불어 스웨덴국립통계청(SCB)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산세 폐지 이후 국민의 67%가 "세금 구조의 합리성 향상이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고 응답했으며, 청년층의 창업 인식이 2010년대 들어 크게 개선되었다. 기업가 정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 역시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스웨덴의 무역흑자 확대, 글로벌 기업 위상 제고, 노동시장 유연화와 연결되었다.

국제적으로도 스웨덴은 더 이상 '복지만 강조하는 고세율 국가'가 아니라, '혁신과 안정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시장경제 모델'로 재평가되었다. OECD, IMF, 그리고 세계은행은 스웨덴을 "지속가능한 자본주의의 유럽 모델"이라 명명했고, EU 내에서도 스웨덴식 개혁은 핀란드·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이 사례는 한국이 성장과 공정, 복지와 기업, 시장과 국가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역사에서 배우는 실용정책

이들 네 나라의 사례는 진보정권이라 할지라도 글로벌 경쟁 환경에 발맞춘 정책 조정 없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특히 국제신용평가사와 글로벌 투자자들은 '좌파 정부의 실용 노선'에 대해 긍정적 신호를 보내며 장기 투자 확대, 기술이전, 고용 창출 효과가 동반되었다고 진단했다.

요컨대, 유럽의 진보정권이 보여준 우파적 전환은 이념을 뛰어 넘는 '국가적 전략의 수정'이었다.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 유연한 모델은 한국이 현재 직면한 무역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산업 전환기에 주목해야 할 지침이 될 수 있다. 무역과 산업, 세제와 기업, 복지와 생산성 등 이 모든 것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의 순환고리이며, 통합전략 하에서만 실현될 수 있다.

실용정권을 표방한 새 정부는 과거의 교훈을 지렛대 삼아 미래의 기회를 동시에 품어야 한다. 현실을 외면한 이상주의나 과거지향적 정책은 파국으로 향하는 길이며, 과감한 전환은 생존의 지름길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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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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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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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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