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상) 승자의 도의, 국가의 품격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포용과 절제의 미학

정치는 단지 경쟁과 승패의 문제가 아니다. 선거는 갈등과 의견 차이를 드러내는 과정이지만, 승패가 결정된 이후에는 통합과 협력을 향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승자의 진정한 품격은 패배한 상대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 있다. 정적을 무시하고 소외시키는 정치가 아닌, 그들의 존재와 목소리를 존중하며 함께 국가를 이끌어가는 태도야말로 민주주의의 본질이다.

국민은 선거에서 이긴 자가 독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어떤 태도로 권력을 행사하는지를 통해 지도자의 자격을 평가한다. 패자를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그들이 다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시간을 주며 정치적 질서를 복원하는 것, 그것이 성숙한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역사는 협치가 최고의 정치, 그리고 신뢰의 정치를 복원한 씨앗이었음을 보여준다.

패자와의 협치, 세계는 어떻게 실현했나

포용과 통합의 정치는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이 위기와 분열을 극복하는 방식으로 자리잡아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대통령이 있다. 그는 남북전쟁이라는 극심한 내전을 겪으면서도 정적이자 경쟁자였던 윌리엄 H. 수어드(William H. Seward), 에드윈 스탠턴(Edwin Stanton), 살몬 P. 체이스(Salmon P. Chase), 에드워드 베이츠(Edward Bates), 기디언 웰스(Gideon Welles) 등 다양한 지역과 정치 성향의 인물을 내각에 중용했다. 수어드는 뉴욕 출신의 강경한 노예폐지론자로, 초기에는 링컨의 후보 자격과 능력을 문제 삼았으나, 이후 외무장관으로서 외교적 고립을 막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스탠턴은 민주당 출신이었지만 전쟁부 장관으로서 북군의 군사 개혁을 이끌었고, 체이스는 재무장관으로서 금융 개혁을 주도했다. 링컨의 이 같은 포용적 인사는 단순한 화합 제스처가 아니라, 유능한 인물의 등용과 동시에 정적과의 협치를 통해 내전을 이겨낸 실용 정치였다.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리고 그렇게 업신여기며 링컨을 비하했던 스탠턴은 암살당한 링컨의 시신을 끝까지 옆에서 지키며 위대한 지도자를 잃은 슬픔과 회한을 안고 장례식장까지 운구를 옮긴 사람이었다.

도리스 컨스 굿윈(Doris Kearns Goodwin)은 이를 "정치적 적들을 포용함으로써 오히려 지도자의 신뢰와 통합력을 배가시킨 사례"라고 평가했다. 링컨의 이러한 리더십은 단지 선의의 통합 제스처가 아니라, 국가가 남북으로 갈라져 내전을 치렀던 위기 상황에서 국민을 다시 하나로 모으는 결정적 전환점이 되었다. 그는 전쟁 중에도 남부를 철저히 적대시하지 않고 전쟁재건(Reconstruction)의 구상을 통해 '승자도 패자도 없는 자비로운 평화'를 설파했다. 그 결과, 전쟁은 비극적이었지만, 미국은 다시 하나로 회복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링컨의 포용 정치야말로 통합과 화합의 원동력이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은 2017년 대선에서 중도좌파 사회당(Parti socialiste)과 중도우파 공화당(Les Républicains)의 지지층을 모두 흡수하며 비전통 정당 '앙 마르슈(En Marche)'를 기반으로 집권했다. 집권 이후 마크롱은 정치적 통합을 실현하기 위해 내각 구성에서 좌우 이념을 뛰어넘는 인사를 기용했다. 대표적으로 우파 출신인 브뤼노 르 메르(Bruno Le Maire)는 경제장관으로, 사회당 출신 장이브 르드리앙(Jean-Yves Le Drian)은 외무장관으로 임명했다. 특히 르 메르는 2012년 공화당 경선 후보였으나 마크롱 정부에서는 경제개혁과 친시장 정책을 실현하는 데 있어 중심적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마크롱은 또한 교육개혁과 연금 개혁 등 민감한 이슈에서도 다양한 정치 세력과의 협력을 시도하며 중도 정치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는 2005년부터 2021년까지 16년간 독일을 이끈 기민당(CDU)의 지도자로, 정치적으로는 중도보수 노선을 지향했으나 실질적인 통치는 항상 협력과 조율에 기반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사민당(SPD)과의 그랜드 코알리션(대연정)은 독일 정치의 안정성과 신뢰를 이끈 핵심 구조였다. 특히 2013년 이후 대연정에서는 사민당의 지그마어 가브리엘(Sigmar Gabriel)을 부총리 겸 경제에너지부 장관으로 임명하였고, 노동부 장관에는 또 다른 사민당 출신 안드레아 날레스(Andrea Nahles)를 기용하는 등 주요 내각 포스트를 야당에 개방했다. 메르켈은 난민 수용 정책과 유럽 재정위기 대응 등에서 야당과의 협의를 통해 국정을 운영했고, 이는 독일 국민들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정치"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치학자 아르민 셰퍼(Armin Schäfer)는 『Government and Opposition』(2016) 논문에서 "포용과 타협은 분극화를 늦추고 정치참여를 증진시키는 핵심 요소"라며 독일식 협치 구조의 장점을 강조했다. 또한 『Unequal Democracies』(2022)에서는 독일의 포용 정치를 다당제 하에서 정당 간 수평적 신뢰를 제도화한 사례로 평가하면서, 정치적 포용이 단순한 윤리가 아닌 민주주의의 구조적 기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스웨덴의 정치문화는 '협의(discussion)'와 '합의(consensus)'를 중시하는 전통 위에서 발전해왔다. 1932년 대공황 직후 사회민주당(SAP)이 집권하며 보수주의 농민연맹과 손을 잡은 '크리스탈 협정'을 시작으로, 스웨덴은 위기 국면마다 좌우 타협을 통해 국정을 이끌었다. 이후 1938년 '살트셰바덴 협약(Saltsjöbadsavtalet)'은 스웨덴 노사관계의 역사적 전환점이 되었는데, 여기서 노동조합(LO)과 사용자단체(SAF)가 정치권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분쟁을 조정하고 임금과 노동조건을 타결하기로 합의했다. 이러한 사회적 파트너십 모델은 이후 복지국가 발전의 근간이 되었으며, 정치권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협치 문화가 정착되었다. 올로프 팔메(Olof Palme) 총리는 냉전기에도 미국과 소련 모두를 비판하면서도 국내적으로는 노동계와 재계, 반핵운동 세력 간의 균형을 조율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실천했다. 스웨덴 정치학자 보 로스타인(Bo Rothstein)은 "스웨덴의 신뢰 문화는 제도적 장치 그 이상으로, 지속적 상호 양보와 공적 책임의 정치에서 비롯된다"고 결론짓는다.

<하편>에서 계속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유시민 "李대통령 국민 속여" 靑 "왜곡"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청와대는 24일 현 정부의 검찰개혁을 두고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을 속였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는 것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언론공지를 통해 "근거 없는 비난성 주장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유 작가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법적 대응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전경 [사진=뉴스핌 DB] 유 작가는 지난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생각한 검찰 개혁은 우리가 생각한 검찰 개혁, 더불어민주당 입장,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얘기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며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검찰 개혁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게 목표다. 원래 최대치의 검찰 개혁의 목표는 이랬다. '검사들이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 기소 즉 소추를 담당하는 검사를 분리해서 수사하는 검사가 기소 역할을 겸하지 못하게 하자', '그리고 이걸 분리해서 법무부 안에 수사 담당하는 기관, 소추 담당하는 기관을 나누자' 이거였다"고 말한 바 있다. 유 작가는 당시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을 두고 '대통령이 이제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이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은 법무부 안에 '수사를 하는 검찰'과 '기소를 하는 검찰'을 나누는 것이 원래 검찰 개혁의 최대치라고 말했다. 이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며 "저는 단 한 번도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고도 주장했다. pcjay@newspim.com 2026-09-24 18:31
사진
美법원, CNN 등 출입 복원 명령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CNN과 MS NOW, 폴리티코 등 3개 언론사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한 조치에 대해 미 연방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24일(현지시각) 법원은 해당 언론사 기자들의 출입증을 즉시 복원하도록 명령했고, 백악관은 오전 한때 기자들의 출입이 계속 제한되는 혼선이 빚어진 뒤 이날 정오께 출입을 재허용했다. ◆ 美법원 "출입증 취소, 적법절차 위반 가능성"…백악관 결국 복원 미 워싱턴DC 연방법원의 팀 켈리 판사는 CNN과 MS NOW, 폴리티코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이들 언론사 기자들의 백악관 출입증을 즉시 복원하도록 명령했다. 이번 임시명령은 14일간 효력이 유지된다. 켈리 판사는 백악관이 기자들의 출입증을 취소한 조치가 헌법상 적법절차 권리를 침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 출입 금지를 정당화하기 위해 행정부가 제시한 국가안보 논리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법원 결정문에서 켈리 판사는 출입증 취소가 실제로 국가안보를 보호할 것이라는 주장에 충분한 사실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켈리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첫 임기 당시 지명한 판사다. 법원의 복원 명령이 나온 뒤에도 한때 세 언론사 기자들의 백악관 출입이 제한됐다. 이에 CNN과 MS NOW, 폴리티코는 법원에 긴급 심리를 요청했다. 폴리티코는 자사 기자의 출입증이 압수됐다고 밝혔고, CNN과 MS NOW 기자들도 백악관 출입을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언론운영 담당 책임자인 마이카 스토퍼리치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백악관이 오전 7시25분부터 기자들의 출입증 복구 절차에 들어갔으며, 오전 9시55분께 백악관 언론팀이 출입구에 출입증을 가져다 놓았다고 밝혔다. 이후 세 언론사 기자들의 백악관 출입은 이날 정오께 재개됐다. ◆ 트럼프 "허구·거짓말"…시진핑 방미 당일 TV 풀 취재도 중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CNN과 MS NOW, 폴리티코가 대통령을 취재하면서 "허구와 거짓말"을 끊임없이 보도하고 있다며 백악관 출입을 금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조치를 국가안보 문제와 연결했다. 법무부 역시 이들 언론사의 일부 보도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하면서 미사일 비축량과 백악관 무도회장 건설 등에 관한 보도를 사례로 들었다. 반면 세 언론사는 출입 금지 조치가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와 적법절차 권리를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켈리 판사는 현재 기록만으로는 출입증 취소가 국가안보 보호에 필요했다는 행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백악관 방문 등 주요 외교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CNN은 ABC, CBS, FOX뉴스, NBC와 함께 백악관 TV 풀을 구성하는 5개 언론사 중 하나다. TV 풀은 대통령 관련 취재를 분담하고 촬영 영상을 다른 언론사에 제공한다. CNN 등에 대한 출입 금지 이후 TV 풀에 참여하는 언론사들은 CNN과의 연대 차원에서 공동 취재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목요일 오전 백악관 사우스론에 도착했을 당시 TV 풀 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았고, FOX뉴스와 MS NOW, CNN은 두 정상의 도착 행사를 생중계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시 주석을 환영하면서 사진기자들을 향해 중국 기자들이 가장 우호적인 언론인들이라는 취지의 농담을 하기도 했다. 한편 켈리 판사의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 언론 관련 소송에서 법적 차질을 겪은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아이오와주 법원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발표된 여론조사와 관련해 디모인 레지스터 신문과 여론조사 전문가 J. 앤 셀저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스콧 비티 아이오와 지방법원 판사는 해당 여론조사가 법적으로 보호되는 표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9월 24일(현지시각) CNN 백악관 특파원 베시 클라인이 출입 복원을 명령한 법원의 결정에 따라 출입 권한을 되찾은 후 백악관에서 취재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wonjiun@newspim.com 2026-09-25 0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