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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하) 과학교사가 던진 작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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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변화를 위해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

이쯤에서 존 F. 케네디 (John F. Kennedy)의 유명한 말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국가가 나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묻지 말고,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라." 민주주의는 위임이 아니라 실천이고, 대리정치가 아니라 참여정치이다. 시민 각자가 민주주의의 기획자임을 자각할 때, 그 사회는 비로소 건강해질 수 있다.

이제 시선을 한국으로 돌려보자. 우리는 얼마나 토론하고 있는가? 국회의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대정부질문은 과연 정책 논쟁의 장으로 작동하고 있는가? 현재 국회의 토론 문화는 설득과 숙의보다는 고성과 망신주기, 정쟁과 장외 선동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회는 단순히 말하는 곳이 아니라, 국가 담론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공간이어야 함에도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책의 근거와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장기적 국가 비전을 놓고 야당과 여당이 차분히 충돌할 수 있는 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 스콥스의 재판이 대한민국의 국회에 들어와야 한다. 국회의 품격은 바로 그 나라 정치의 품격이고, 토론의 질은 곧 민주주의의 깊이다. 한국 국회가 세계적 수준의 의회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토론 방식, 의사진행 구조, 전문성 지원체계 전반을 재정비해야 하는 이유다.

스콥스 재판은 하나의 재판이 어떻게 시대적 담론을 바꾸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그리고 그 담론의 출발점에는 과학교사 존 스콥스와 변호사 클래런스 대로의 질문이 있었다. "당신은 진실에 떳떳한가? 미래세대를 위해 어떤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은 단지 법정에서의 언쟁이 아니었다. 그것은 미국 사회 전체가 자신에게 던졌던 물음이었다. 과학과 종교, 자유와 금기, 보수와 진보의 갈림길에서 미국 시민들은 그 질문을 놓고 토론했고, 결국 시대의 담론은 한 단계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었다.

미국의 과학교사, 만델라 그리고 간디가 대한민국에 던진 공

이 질문은 지금 대한민국에도 던져져야 한다. 우리는 진짜 변화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지금의 정치가, 국회가, 언론이, 그리고 시민 자신이 시대적 질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스콥스 재판은 우리에게 말한다. 민주주의는 질문을 시작으로 담론을 만들고, 그 담론은 시대를 이끌어갈 방향을 제시한다고.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질문이다. 사회적 담론의 수준을 높이는 질문,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질문, 그리고 그 질문에 응답하고자 하는 시민들과 변화를 꾀하는 개혁가들의 진지한 자세다.

이러한 질문의 힘은 시대와 국가를 초월해 역사의 분기점을 만들어냈다.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는 1964년 리보니아 재판에서 "나는 민주주의와 자유가 있는 사회의 이상을 위해 살았고, 그 이상을 위해 죽을 준비도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말은 단순한 자기방어가 아니었다. 그는 재판정에서 실질적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흑인이 자유를 요구하는 것은 왜 죄가 되는가?" "모든 인종이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는 것은 처벌받아야 할 행위인가?" 이 질문들은 단지 변론이 아니라, 아파르트헤이트 체제 전체에 대한 윤리적 도전이었다. 동시에 그는 새로운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어떤 정의와 원칙 위에 세워져야 하는지를 선언한 것이기도 했다.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 또한 1922년 법정에서 자신에게 내려질 유죄 판결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내 죄는 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 불의한 법에 복종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법정을 향해 물었다. "법이 정의롭지 않을 때, 시민은 침묵해야 하는가? 제국의 법이 양심과 충돌할 때, 복종만이 정당한가?" 이 질문은 단지 자기 변호를 위한 수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영국 식민 통치의 도덕적 기반 전체를 되묻는 발언이었고, 동시에 인도 독립운동의 방향성과 무폭력 시민 저항의 철학적 정당성을 세상에 제시한 선언이었다.

이들은 모두 법정에서 질문했다. 그리고 그 질문은 법정 바깥 세상을 바꿨다. 시대를 바꾼 지도자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정확히 던질 줄 아는 사람이었다. 오늘날 한국 정치에도 필요한 것은 바로 이 '역사적 질문력'이다. 질문이 시대를 흔들고, 질문이 헌정을 움직이며, 질문이 민주주의를 다시 쓰게 만든다. 지도자는 해답을 독점하는 자가 아니라, 질문을 정직하게 꺼내는 사람이어야 한다.

어떤 질문이, 그리고 누가 이 시대 대한민국을 관통하고 있는 진통과 혼란을 새롭게 바로잡기 위해 이끌어 나갈 것인가?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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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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