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선거구제 없애야…경쟁 치열해지면 법과 정책에 목소리 담을 수 있어"
"자포자기·체념이 경제의 제일 큰 문제"
"87년 헌법 대폭 뜯어고칠 수밖에…지금이 헌법과 선거제도 고칠 때"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유승민 전 의원은 12일 "정치를 바꾸려면 사람을 바꿔야 하는데 제일 좋은 방법이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이라면서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진행된 '엔비디아, 딥시크, 삼성전자 : 정치가 미래를 결정한다' 강연에서 "소선거구제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치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에 달해서 위기에 빠졌을 때 어떤 힘으로 정치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가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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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 [사진=뉴스핌 DB] |
유 전 의원은 "정의당도 좋은 사람을 내면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고, 보수당도 좋은 사람을 내면 광주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다면 우리 정치가 바뀔 것"이라면서 "한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4~5명을 뽑으면 어떤가. 그러면 경쟁이 치열해져서 여러분의 목소리를 법과 정책에 담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또 "저성장이 새로운 정상, 뉴노멀이라는 말을 사람들이 한다"며 "(한국이) 세계에서 10위 안에 들어가는 경제 규모이기 때문에 더 이상 빠르게 성장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말을 믿고 전문가들이 행동하면 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경제의 역사와 움직임을 보면 그 말이 틀렸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면서 "자포자기·체념이 우리 경제의 제일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문제는 경제고 해법은 정치"라며 "사람들이 가치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더 잘 지켜주면서 외세의 침범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공동체를 지켜주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대 시대마다 문제가 있다"며 "정치는 좋은 뜻에서 나라의 가치를 지키고 시대적 문제를 해결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인데, 우리 정치가 지금 그 역할을 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유 전 의원은 "무엇이 잘못돼서 정치가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돌아볼 때 87년 헌법을 대폭 뜯어고칠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은 계엄령·사면권·인사권·거부권 같은 걸 자기 멋대로 하지 못하게 감시와 견제를 하고, 국회는 의석만 많으면 맨날 탄핵하고 멋대로 법을 만들지 못하게 87년 헌법을 바꾸자"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가 더 이상 나빠지기 힘든 위기 상황에 빠졌을 때 국민들이 각성하고 정치인들도 위기의식을 느낀다"며 "헌법이든 선거제도든 고칠 기회가 온다. 지금이 그럴 때"라고 강조했다.
rkgml9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