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 중 대학원생 제자 호텔방 무단 침입
"피해자 진술 일관돼 신빙성 있어"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해외 출장에 동행한 대학원생 제자의 호텔방에 강제로 들어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9부(이성복 부장판사)는 11일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1심의 형이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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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스핌DB] |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객실에 들어온 경위 등 주요 부분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피해자 진술의 주요 부분의 신빙성을 배척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가 일부 카톡 내용을 삭제했으나 피고인의 객실 침입 여부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1심과 비교해 양형 조건의 변화가 없고, 피고인이 흥분해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오랫동안 교수로서 재직하다가 해임된 점을 비춰보면 원심이 무겁다고 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2019년 7월 새벽 유럽 학회 출장길에서 대학원생인 제자의 호텔 방에 강제로 들어간 혐의를 받는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자체 조사를 통해 이씨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피해 대학원생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정직 12개월 이상의 중징계를 대학 측에 요청했다. 이후 서울대는 2023년 1월 교원 징계위원회를 거쳐 이씨를 서울대에서 해임 처분했다.
당초 피해자는 이씨를 강제추행, 협박, 방실침입 등 혐의로 고소했으나 검찰은 방실침입 혐의만 적용해 벌금 3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앞서 2023년 9월 1심은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의 관계, 성별과 나이, 피고인이 호텔 객실을 찾아온 시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크다. 이 사건으로 피해자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으며 현재까지도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바라고 있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