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식 파업, 국회·시민단체와 사회적 쟁점화 나설 것"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무기한 총파업을 끝내고 5일 현업에 복귀했다. 다만 노조가 게릴라식 부분 파업과 사회적 쟁점화 등을 통한 장기전을 예고한 만큼 당분간 노사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총파업 25일째인 지난 1일 조합원들에게 5일까지 복귀해 달라고 공지했다. 이는 노조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조합원의 임금 손실 규모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전삼노의 대표교섭 노조 지위가 이날 끝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현재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노사 갈등은 지속될 예정이다. 전삼노는 게릴라식 파업, 디지털 기록매체 복원 대응 지침, 녹취·채증 투쟁 등의 내용을 담은 상황별 대응 매뉴얼을 제시했다.
[용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22일 오전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세미콘스포렉스에서 열린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특히 국회와 법조계,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사회적 쟁점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지난 1일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사측은 '총파업을 견딜 수 있다, 버틸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럼 저희는 더 큰 투쟁으로 가야 한다"며 "국회나 (우리를) 지지하고 있는 단체를 동원해 사회 이슈화를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삼노는 당초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정치권 등과의 연대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었으나, 일정 조율 과정에서 순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삼노는 이날 경기 기흥 나노파크에서 인권시민단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와 산재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전삼노와 반올림은 이번 협약을 통해 산재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고 재해자가 보다 쉽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전삼노는 사무직노조(1노조)와의 통합 추진 등을 통해 대표교섭 노조 지위를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하며 장기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삼노와 사측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경기 기흥 한 사무실에서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놓고 걸쳐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한 채 최종 결렬됐다.
특히 노사는 협상 막판에 여가포인트 지급 등 복지 안건에서 절충점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전삼노가 교섭 막판에 삼성전자 임직원 자사 제품 구매 사이트인 삼성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를 추가로 요구했다. 이에 사측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내세워 전삼노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 교섭이 결렬됐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