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담화 통해 대북제재 반발
"미 외교에 급박한 건 중동사태"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은 19일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최근 방한해 대북제재의 지속적인 필요성을 강조한데 대해 "불법 무법의 대(對) 조선 제재・압박 소동에 활기를 불어넣어 보려는 패자의 비루한 구걸행각"이라고 비난했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외무성 김선경 국제기구 담당 부상은 담화에서 "유엔 주재 미국 대표의 아시아지역 행각은 국제무대에서 자기의 존재감을 상실한 미국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며 "자기의 진짜 본분을 잊은 듯하다"고 밝혔다.
[판문점=뉴스핌] 청사사진기자단 =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유엔(UN) 미국대사(가운데)가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해 라카메라 유엔사령관(왼쪽 둘째) 등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4.04.16 photo@newspim.com |
담화는 "미국 외교관들에게 있어서 급박한 과제가 날로 험악하게 번져지는 중동사태의 조속한 봉합"이라며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최대혈맹인 이스라엘의 안보문제가 경각에 다다른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자기의 존재감을 상실했으며 토머스-그린필드의 이번 아시아지역 행각이 이를 반증해주고 있다"며 "현 미행정부의 취임 이후 미국은 세계에로 되돌아온 것이 아니라 세계가 미국을 떠나가고 있다"고 강변했다.
담화는 또 "유엔주재 미국대표로서 토머스-그린필드의 외교적 수완과 실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외교무대는 결코 조선반도가 아니며 대륙과 대양건너편에 따로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방한한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이달 말 활동을 종료하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감시체제의 대안마련을 강조하고,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 방문과 탈북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 등 일정을 소화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지속이나 강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라며 "북한 이슈가 아닌 중동 문제 쪽으로 시선을 돌려달라는 담화까지 낸 건 흥미로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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