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패널 임기 연장 거부한 러시아에 "실망감"
유엔 대북제재 이행 감시 위한 대안 마련 검토 중
"신뢰할 수 있는 보고서 계속 나올 수 있도록 협력"
북한 인권 문제, 중동 사태 등 글로벌 현안도 논의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한국을 방문 중인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 유엔 미국대사가 15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연쇄 면담을 갖고 유엔 대북제재 이행 문제를 비롯해 북한인권 문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 한·미, 한·미·일 협력 문제, 글로벌 현안을 논의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지난달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이행을 감시하는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4일 한국을 방문했으며, 17일에는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주유엔 미국대사 방한으로는 2016년 10월 이후 7년 6개월 만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5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와 만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패널의 임무 종료에 대한 대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2024.04.15. |
한·미는 현재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전문가 패널 임기가 이달 말 종료된 이후에도 대북제재 이행을 효과적으로 감시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머스- 그린필드 대사는 이날 오후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북한 핵·탄도미사일 고도화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국제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훼손하는 불법 행위"라며 "이는 대북제재 이행에 틈을 만들고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대북제재 위반과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보고서가 계속 나올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올해가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맡는 해라며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안보리 차원에서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또 국제사회에서의 평화 유지 활동 등과 관련된 한국의 노력을 설명하고 앞으로도 유엔 및 미국과 협력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날 오전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만나 전문가패널 임무 종료에 따른 대응 방안 및 북한 문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및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가자지역 상황, 우크라이나 전쟁, 아이티, 미얀마 등 글로벌 현안을 논의했다.
조 장관과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전문가 패널 임무 연장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데 대해 깊은 실망감을 표명하고 새로운 유엔 대북제재 이행감시 메커니즘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열악한 북한인권 상황 뿐 아니라 납북자, 북한 내 억류자와 국군 포로 등 문제에 대한 미측의 관심을 당부했으며,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유엔 내 북한인권 문제의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한미일 간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open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