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당원 50% 반영 경선서 ARS로 지지 호소
대법 "지지 호소하고 공약 홍보한 경선운동에 해당"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제8회 전국지방선거 당내 경선 당시 당원이 아닌 선거구민에게 자동 응답 시스템(ARS)으로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완준 전 화순군수가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전 군수와 그의 선거사무소 자원봉사자 조모 씨에게 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제8회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권리당원과 권리당원이 아닌 선거구민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각 50%씩 반영하는 방법으로 당내 예비경선을 실시해 경선 후보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 전 군수는 전남 화순군 민주당 군수 예비후보자에 등록했으나 같은 당 소속 예비후보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열세였고, 이에 지지율을 끌어올릴 목적으로 본인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녹음 내용을 ARS전화로 발송하기로 공모했다.
그는 '큰일을 하고 싶습니다',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성과와 업적을 끝까지 들으시고 꼭 전완준을 선택해 주십시오' 등의 내용을 본인이 직접 녹음한 다음 그 파일을 조씨에게 보냈고, 조씨는 이를 ARS전화 전문 업체에 전송해 해당 녹음 파일을 총 8만6569회에 걸쳐 전송되도록 했다.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2항 제3호는 '정당이 당원과 당원이 아닌 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해 실시하는 당내경선에서는 정당이 합동연설회 또는 합동토론회를 옥내에서 개최하는 방법,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거나 그 선거사무소에 현수막 등을 게시하는 방법, 정당에서 경선후보자가 작성한 1종의 홍보물을 1회에 한해 발송하는 방법 이외 방법으로는 경선운동을 해선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전 전 군수의 녹음파일을 통한 지지 호소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그와 조씨를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해당 음성녹음파일을 발신한 시기가 당내 경선이 이뤄지기 전 당내경선에 참여할 후보자를 정하는 이른바 '컷오프(공천배제결정)' 심사 때였기 때문에 당내경선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 전 군수는 녹음파일 발송 전 선거사무장 등을 통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해당 녹음파일 발송은 공직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보고 받았다고도 했다.
1심은 전 전 군수의 주장의 받아들이지 않고 그와 조씨에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컷오프 심사를 대비하기 위해 녹음파일을 발송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민주당 경선후보자 확정 및 당내경선 절차에서 당원과 비당원들의 여론조사를 반영하기로 한 점, 전 전 군수 등이 당내경선 당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돼 이는 당내경선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또 전 전 군수는 컷오프 심사에 의해 민주당 경선후보자에서 제외됐으나 이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며 "전 전 군수가 녹음파일을 발송한 행위는 실질적으로 지방선거에 관해 사전선거운동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서 공직선거법에서 당내경선운동방법을 제한하고 있는 입법취지에 반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녹음파일 내용은 전 전 군수가 직접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본인을 선택해달라거나 본인이 군수가 되면 농산물 유통회사의 주주들에게 발생한 손해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등 지지를 호소하고 공약을 홍보하는 경선운동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전 전 군수는 녹음파일 발송 전 선관위에 발송 허용 여부를 질의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하나 선관위 지도계장은 상담일지가 존재하지 않고, 문자메시지 발송에 관한 상담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며 "이러한 점에 비춰 전 전 군수의 주장처럼 본인 행위에 대해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2심은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