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테슬라 이사회 의장과 수석 부사장 등 고위 경영진이 최대 1000억원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향후 수개월 매도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실적 악화 등으로 올해 20% 넘게 빠진 테슬라의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오랜 테슬라 강세론자로 알려진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오히려 테슬라 주식을 대거 매집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테슬라 매장 [사진=블룸버그통신]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로빈 덴홈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10월 최대 28만1116주를 매도할 수 있는 내부자 주식거래 계획을 세웠다. 최근 주가 기준으로 약 5150만달러(한화 약 685억원) 어치다.
테슬라 파워트레인 및 에너지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 앤드루 바글리노도 지난 11월 최대 11만5500주의 매각이 가능한 거래 협의를 마무리했는데, 약 2120만달러(282억원) 상당이다.
SEC는 회사 이사와 경영진이 매도할 주식의 수량과 매도 기간 등 조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사전 계획서를 제출하고 이에 따라 주식을 매도하도록 하고 있다.
덴홀름 의장의 매도 계획은 오는 8월 16일에, 바글리노 부사장의 계획은 12월 31일에 각각 만료된다. 이들이 예정대로 주식 매각에 나선다면 향후 1년간 최대 총 1000억원 상당의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전기차 시장의 경쟁 심화와 잇따른 가격 인하로 영업이익률이 반토막 나며 테슬라의 주가는 이미 올해에만 20% 넘게 빠졌고 시가총액은 2070억달러 이상이 증발한 상황이다. 올해 실적 전망도 우울해 당장 주가 반등의 촉매도 없는 상황에서 고위 경영진의 물량이 시장에 대거 나오면 주가 추가 하락을 걱정할 수 밖에 없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회사의 성장률이 두드러지게 낮아질 것을 예고하면서 월가에서는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간의 라이언 브링크맨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저조한 매출 성장세가 주식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지 못한다며 주가가 최대 30% 더 떨어진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하지만 시장의 높아진 비관론과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보고 매집에 나선 투자자도 있다.
미국 경제 월간지 포춘에 따르면,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아크인베스트는 1월에만 테슬라 주식을 69만주가량 매입했다. 블럼버그 통신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약 1억4100만달러(한화 약 1875억원) 어치다.
우드는 월가 내에서도 테슬라의 오랜 강세론자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 3개 분기 연속으로 테슬라 주식을 연이어 매도하며 포트폴리오에서의 비중을 줄여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테슬라의 주가가 약세 흐름을 타자 본격 매수에 나섰으며, 지난 24일 실망스러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다음 날인 25일 테슬라의 주가가 12% 급락하자 25일과 26일 양일간 36만주가 넘는 테슬라 주식을 쓸어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크투자운용 연구팀은 테슬라 로보택시 사업이 성공할 경우, 2027년에 주가가 200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30일 테슬라의 주가는 0.35% 오른 191.59달러에 장을 마쳤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