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시범운영 성과 바탕...'핵심' '중점' '일반' 분류
지난해 470명 국외도피사범 검거...사기 사범 256명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경찰이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한 국외도피사범에 대해 단계별 관리체계를 마련해 조속한 검거와 송환에 나선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올해부터 '2024 주요 국외도피사범 집중관리 체계'를 고도화해 실시한다.
그동안 도피사범 송환을 위해 주요 대상자를 중점관리하던 방식을 고도화하고 한정된 수사인력으로 선택·집중하기 위해 3단계로 등급을 부여해 관리한다.
집중관리 대상은 전국 수사부서에서 수사 중인 피의자이면서 해외로 도피한 국외도피사범으로 현재 경찰이 집계한 바로는 4225명이다.
이들을 ▲죄질 ▲피해정도(피해자 수, 피해 금액) ▲사회적 관심도 ▲검거·송환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사 관서에서 등급은 핵심, 중점, 일반으로 분류된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강남구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나눠준 뒤 학부모들을 협박한 '마약 음료 사건'의 일당인 길모 씨(왼쪽)와 김모 씨가 4월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3.04.10 hwang@newspim.com |
1차로 국가수사본부와 수사관서에서 '중점', '일반' 등급 대상자를 선정한 뒤 추가 심의를 거쳐 중점 대상자 중에서 검거, 송환이 시급한 대상자와 검거 가능성이 높고 파급효과가 큰 대상자를 '핵심' 대상자로 확정한다.
특히 핵심 대상자에는 보이스피싱, 전세사기 등 악성사기와 마약 등 중독성 범죄 주요 사범을 중심으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국외도피사범은 470명이었는데 이들 중 절반이 넘는 256명이 사기 범죄 사범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핵심 등급자에 대해 수사기관과 관서, 현지 경찰등과 수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소재를 파악하고 합동검거를 위한 작전을 세우는 등 공조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 검거·송환이 지연될 경우 사건별 대책회의를 통해 조속한 검거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달 중으로 3단계 기준에 따라 '핵심' 등급자 등을 선정할 계획이다.
체계 고도화를 추진하는데에는 지난해 말부터 집중관리 대상을 선정해 운영하면서 국외도피사범 검거에서 성과를 거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경찰은 지난해 9월 대전 신협 은행강도 피의자를, 12월에는 강남 마약음료 사건 피의자, 지난 9일에는 필리핀 현지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근무하면서 46억원을 횡령한 직원을 검거했다.
최근 경찰의 국외도피사범 송환자 수는 ▲2020년 271명 ▲2021년 373명 ▲2022년 403명이었고 지난해는 470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중점 관리 대상자를 선정해 시범 운영하면서 국외도피사범 검거, 송환에서 성과를 거둔 바 있어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고도화 작업을 하게 됐다"면서 "달마다 대상자를 갱신해가면서 체계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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