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우, 황대한, 유상원·황은희 부부에 사형 구형
"장기간 치밀 계획·실행…사법 정의 바로 세워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가상화폐 투자 손실로 앙심을 품고 40대 여성을 살해한 이른바 '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1심 판단이 25일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4시 강도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범 이경우(36)와 황대한(36), 연지호(30), 배후로 지목된 유상원(51)·황은희(49) 부부 등 7명에 대한 1심 선고를 진행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3인조 이경우 씨(왼쪽부터)와 황대한 씨, 연지호 씨가 4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04.09 mironj19@newspim.com |
검찰은 지난 16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경우와 황대한, 유상원·황은희 부부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공범 연지호에게는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또 피해자를 미행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모 씨에게는 징역 7년, 범행에 사용된 향정신성의약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이경우의 배우자 허모 씨에게는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납치해 살해하려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 장기간 준비해 그 계획을 실행했다"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참담하다"고 했다.
이어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어린 학생들의 통학구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우리 사회의 형사사법 시스템과 치안 시스템에 대한 불안을 팽배하게 만들었다"며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피고인들의 무거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우 일당은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죄드린다"고 말했으나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사형이 구형된 후에도 "이 사건과 무관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앞서 이경우와 황대한, 연지호는 지난 3월 29일 오후 11시45분 경 서울 강남구 소재 피해자 최모 씨의 주거지 인근에서 최씨를 납치·살해한 뒤 다음 날 대전 대덕구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2020년 10월 경 최씨를 통해 퓨리에버코인(P코인)에 30억원을 투자했다 손실을 보자 '최씨를 납치해 가상화폐를 빼앗고 살해하자'는 이경우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해 9월 착수금 명목으로 7000만원을 건네는 등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경우와 유상원은 최씨의 가상화폐를 빼앗기 위해 범행 당일 최씨의 가상화폐 거래소 계정에 접속을 시도했으나 로그인 실패로 미수에 그쳐 정보통신망법 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던 허씨가 이경우에게 마취제로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몰래 빼내 건넸고 이경우 일당이 최씨에게 이를 주사해 살해한 것으로 보고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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