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일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범죄피해자 아픔과 어려움 살피겠다"
"재판지연, 갈등·분열 해소 필요"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법관이 자신의 진영논리가 원하는 쪽으로 이끌리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면 사직서를 내고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할 때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인사말을 통해 "제가 정치적으로 부당한 영향을 받거나 편향된 방향으로 사법부를 이끌지도 모른다고 염려하시는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이균용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 2023.8.23 leemario@newspim.com |
이 후보자는 "저는 그동안 개별 사건에서 모든 법률지식을 동원해 정의에 적합한 해결을 추구하고, 구체적인 타당성을 가진 결론을 제시하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투렛증후군에 대한 장애인 등록 거부 처분 취소소송에서 장애인의 권리보호 범위를 넓히는 판결을 하기도 했고, 단체협약 위반행위의 형사처벌 근거가 된 노동조합법 조항의 위헌 결정을 이끌어내 노동자의 권익신장에도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범죄피해자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뼈아픈 지적을 들었다"며 "앞으로 범죄피해자의 아픔과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을 세심하게 살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자는 "법원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 정의와 공평의 반석 위에 공정하고 중립적인 법원으로 우뚝 서서 법관의 성향에 따라 결론이 좌우되지 않는다는 재판의 객관성에 대한 믿음을 쌓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재판 지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재판지연은 신화 속 괴물 히드라와 같아서 그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고,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며 "사법부 구성원 사이에 내재된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고, 조직 내부의 동력을 회복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사법행정사무의 감독권을 헌법정신에 맞게 적절하게 행사해 재판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고, 단순히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조직이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조직으로 법원을 재구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사법부 수장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낮은 자세로 사법부의 독립성을 철저하게 수호하고, 법의 지배에 입각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하는 법원을 만들겠다"며 "법원 구성원들 모두와 함께 우리 법원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발전해 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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