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잠 설쳐" 불만에 수위 낮춘 듯
합참 "백령도 서쪽 33km라 안전"
일본은 오키나와에 대피 긴급경보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지난 5월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때 공습 사이렌과 경보를 울렸던 정부와 군 당국이 24일 발사 때는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일한 모델로 추정되는 발사체인데다 위성 발사장의 위치와 추진체의 예상 낙하지점이 같다는 점에서 1, 2차 발사 때의 대응이 확연히 다른 데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란 점에서다.
북한이 지난 1일 공개한 하루 전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 장면. 3단 추진체의 머리 부분이 뭉툭한 위성탑재 부위가 눈길을 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3.06.01 |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5월 발사 때 경보체계 운용과 관련해 행정안전부와 국방부 간 협의한 개선 방안에 따라 이번에는 경고를 발령해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며 "발사체가 백령도 서쪽 33㎞ 해상을 완전히 벗어났고 우리 국민의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1차 발사 때인 지난 5월 31일 오전 6시 29분께 서울과 서북도서 등지의 국민을 대상으로 공습 사이렌과 경계경보를 내보내 새벽잠을 설쳤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 때문에 실질적 위협이 크지 않은 경로로 이뤄진 위성 발사체로 인한 경보 때문에 국민 불만이 제기되자 정부가 발령 조건을 낮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의 경우 오키나와 남단에서도 주민에게 실내로 대피하라는 긴급 경보가 발령된 것으로 NHK 등은 전하고 있다.
이번 2차 발사의 경우 오전 3시 50분께 이뤄졌다.
합참 관계자는 "다만 발사체가 중간에 폭발한다던지, 비행 경로 상 영해·영토·영공을 통과하게 되는 경우에는 이번에도 즉각 경보 발령을 요청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백령도 주둔 해병 6여단 지휘통제실은 오전 4시께 '백령도는 이상 없으니 동요하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 발송을 옹진군청에 요청했으며, 한 시간 뒤 주민 4000여명에게 해당 문자가 보내진 것으로 행정안전부는 설명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