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산업규모에…'미래 먹거리'로 본 정부도 '박차'
디지털 치료제 기업, 특장점으로 차별화 노력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기업 간 인수가 일어나면서 태동기인 산업 향방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정부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주요 국정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디지털 치료제 기업들은 다른 신약과 차별화되는 특장점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관련 기업들이 새로 유입되면서 적용질환도 다변화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디지털치료제 기업 '웰트'는 미국 페어테라퓨틱스의 파이프라인 일부를 인수했다. 같은 날에는 크리스탈지노믹스가 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에 인수될 것이라는 공시가 발표됐다. 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는 디지털 헬스케어업체인 인바이츠투자주식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크리스탈지노믹스의 파이프라인이 헬스케어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
두 건의 인수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이며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제약바이오 분야에 최근 부상한 섹터지만,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3년 약 2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27년 약 500억달러 규모까지 늘어난다.
정부에서도 산업 육성을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수출과 규제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업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구체적인 로드맵이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의지는 확고하다. 지난 2월28일 윤석열 대통령은 영빈관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을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키워나가는 일환의 하나로 '디지털헬스케어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는 보건복지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제출한 관련 법률안 5건이 계류돼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중 특별히 주목받는 디지털 치료제(DTx) 역시 시장이 서서히 형성되는 모양새다. SK바이오팜과 웰트는 몇시간 후에 일어날 일을 예측해서 알려줄 수 있는 '초단기예측 알고리즘'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다른 신약과 차별화되는 디지털치료제의 특징으로,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그 가치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적용질환도 다변화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기존 디지털치료제는 불면증 및 중독증상에서 임상시험이 이뤄졌지만 최근 들어 ADHD, 경도인지장애, 발달장애 등 다양한 질환에 적용이 시도되는 추세다. 인지치료를 넘어서 최근에는 에버엑스 등 근골격계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하는 기업도 나타났다.
다만 디지털 치료제는 그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디지털 치료제는 디지털 헬스케어 중에서도 가장 좁은 범위에 속하며 엄격한 허가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지난 2월 국내에서는 에임메드가 개발한 불면증 치료기기 '솜즈'가 첫 허가를 받았다. 지난달 세계 최초 디지털치료제 개발 기업인 페어 테라퓨틱스가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된 것 역시 우려를 더했다.
이에 대해 강정지 웰트 대표이사는 "디지털 치료제가 임상 등에서 개발이 상당히 어려운 건 사실이다. 임상도 하고, 수가도 받고 하는 과정에서 절차가 복잡해진다"며 "지금은 충분히 합의 과정 거치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 강 대표는 "페어 테라퓨틱스가 파산한 후 FDA 허가 받았던 파이프라인 '리셋'을 창업자가 직접 사갔다. 본인 입장에서는 경영 실패 책임을 지고 쓴맛을 봤지만, 디지털 치료제에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본 것"이라며 "디지털 치료제의 성공은 시기의 문제지 방향의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반이 튼튼하다는 이유에서 디지털 치료제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쪽은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면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소프트웨어가 나오기만 하면 하드웨어에서는 강점이 있어서 성장 기반은 얼마든지 있다"며 "삼성 같은 대기업도 지금은 갤럭시 워치처럼 혈압 측정하거나 심박수 측정하는 걸로 시작하고 있는데, 점점 의료기기 쪽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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