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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① 무역전쟁의 역사, 대한민국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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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체제전환의 경고, 제국주의부터 기술패권까지

우리나라는 1970년대 이후 수출입으로 먹고 산 나라다. 무역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고 세계 10대 경제수준까지 진입할 수 있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는 85.7%로, 독일(83%)보다 높고 일본(37.1%), 미국(26.4%)보다 두세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수출주도형 경제모델은 세계화 국면에서 고성장을 가능케 했지만, 현재의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는 구조적 불안을 넘어 국가생존의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내재하고 있다. 무역이 차단되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2025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금지 사례는 단 하나의 소재 통제로도 미래산업의 생존과 수출주도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이 중국을 상대로 벌인 아편전쟁(1839-1842, 1856-1860), 대공황 속에서 미국이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시작했던 관세전쟁(1932), 미국이 일본을 상대로 벌인 무역전쟁(1985), 트럼프 1기 때부터 시작한 무역전쟁(2018-)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180년 전 역사적 사례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무역전쟁은 어떤 반복적 구조와 원인, 그리고 결과의 모습을 보여주며, 세계의 정치경제적 대전환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을까? 현재 트럼프의 재집권 이후 전개되고 있는 무역전쟁이 미칠 영향과 우리의 대응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지 역사적 사례를 좀 더 상세히 분석해 이해함으로써 접근해 보고자 한다.

아편전쟁 이미지 [사진=챗GPT]

제국주의적 무역전쟁의 기원, 아편전쟁

19세기 초반, 청 제국은 세계 최대의 제조 및 무역국으로 군림했다. 특히 차, 비단, 도자기 등의 고부가가치 상품을 유럽에 대량 수출하며 막대한 흑자를 실현하고 있었다. 경제사학자 케네스 포메란츠(Kenneth Pomeranz)는 『대분기 (The Great Divergence)』(2000)에서 18세기 말까지 청 제국이 GDP와 산업생산 면에서 유럽에 필적하거나 오히려 훨씬 앞서고 있었다고 그 분석에서 밝히고 있다.

중국과 무역거래에서 나폴레옹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영국은 중국과의 무역거래에서 엄청남 적자로 허덕이고 있었다. 1816년 기준 영국의 대청 무역 적자는 약 270만 파운드에 달했으며, 이 중 90% 이상은 차 수입으로 인한 것이었다(Hevia, 2003; Fairbank & Reischauer, China: A New History, 1998).

중국의 고급차를 마시는 것이 영국상류층의 문화적 사치심을 충족시켜 준 댓가는 실로 컸다. 당시 영국은 중국으로부터 연간 약 3만 톤의 차를 수입하고 있었으며, 차에 대한 대가로 막대한 양의 은화를 지급해야 했다. 무역수지의 만성적 적자는 영국 내에서 "은의 배수구(draining sink)"라는 비판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동인도회사를 통한 구조적 해결이 정치경제적 과제로 떠올랐다.

절치부심하던 영국은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도에서 대량 생산한 아편을 중국 남부 해안, 특히 광저우(廣州) 지역을 중심으로 은밀하게 거래하기 시작했다. 1820년대 후반부터 1830년대에 이르기까지 아편 수입은 연간 1000톤 이상으로 증가하며 청 제국 내 은 유출을 가속화시켰다. 이는 영국 동인도회사가 조직적으로 추진한 상업전략으로, 1830년대에 이르자 영국은 밀무역을 통해 무역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Chang, H.-J. 2007. Bad Samaritans).

청 제국은 아편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국부 유출을 심각한 위기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특히 아편 중독은 관료, 군인, 농민층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어 있었고, 이는 군사력 약화와 행정기강 해이로 이어졌다는 평가에 이르게 됐다(Spence, Jonathan D., The Search for Modern China, 1990). 1839년 도광제는 강직한 청렴관으로 잘 알려진 임칙서(林則徐)를 광저우에 파견해 해결해 보려했다.

임칙서는 광범위한 단속을 시행하며 2만여 상자의 아편을 몰수한 뒤, 이를 해안가에서 공개적으로 소각(바다에 투기)하는 '호문(虎門) 소각' 사건을 일으켰다. 이는 당시 영국 상인들의 재산을 파괴한 것으로 간주해 영국 정부는 자국상인의 보호를 명분으로 중국본토 침략을 위해 해군을 급파했다.

영국 내에서도 무역자유를 주장하던 자유무역론자들까지 임칙서의 조치를 '근대 상업 자유에 대한 침해'로 규정하고 강경론자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팔머스턴 외무장관 주도로 군함이 광저우와 상하이를 통해 중국 본토에 진입하면서 제1차 아편전쟁은 시작되었다.

중국의 조직적 반격과 공격이 예상된 전쟁은 초반부터 영국에게 유리하게 전개되었다. 기술적, 조직적 측면에서 영국 해군의 압도적 우위로 인해 중국은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개전 초반부터 무참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산업혁명 이후 영국은 증기선, 철제 선체, 장거리 사정거리의 함포를 탑재한 군함 등 최신 무기체계를 전면에 배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장거리에서 포격으로 해안선을 초토화 시켰다.

반면 청 군대는 여전히 화승총과 활, 전통적인 대포에 의존하고 있었고, 함대도 노 젓는 정크선(중국식 범선)이 주력이었다. 처음부터 이길 수 없는 전투를 시작한 셈이다. 전투 경험과 훈련의 차이 역시 컸다. 영국군은 나폴레옹 전쟁을 거치며 해군 중심의 기동전과 상륙전을 정예화한 해군을 거느리고 있었고, 분산전술과 포격을 바탕으로 광저우, 상하이, 닝보 등 전략 요충지를 순차적으로 점령해 나갔다.

청나라 군은 전선에서의 패배뿐 아니라 지휘체계의 혼선, 군 내부 부패, 사기 저하로 인해 조직적 대응에 실패해 일찌감치 전투패배를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지역군벌 간 협력이 부재했고, 일부 지휘관은 전투 직전 이탈하거나 아편 중독 상태였다는 기록도 헤비아 등의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Hevia, James L. (2003). English Lessons: The Pedagogy of Imperialism in Nineteenth-Century China). 또한 군수 보급도 열악하여 장기간 전투를 지속할 수 없었으며, 이에 따라 주요 도시가 차례로 함락되며 청 정부는 항복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 책은 분석한다.

영국이 동아시의 강대국이었던 중국과 벌인 아편전쟁은 결국 준비된 강자와 내부의 분열과 낙후된 기술을 인식하지 못한 국가간의 싸움은 시작할 때부터 결과는 뻔한 것이다. 1842년 체결된 난징조약은 홍콩 할양, 5개 개항장 설치, 관세주권 상실, 영사재판권 수용, 2100만 은화 배상 등 청 제국의 주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이는 세계무역사에서 첫 번째 '불평등 조약'이자, 동아시아 질서의 근본적 대전환을 의미했다.

이 조약을 기점으로 중국은 '불평등 조약 체제(unequal treaty system)'에 편입되며, 이후 19세기 후반까지 서구 제국에 의해 진행된 연쇄적인 주권 침해를 굴종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체제론의 창시자인 임마누엘 월러스틴(Immanuel Wallerstein)은 『근대 세계체제(The Modern World-System)』에서 이러한 무역구조의 중심부(Core)와 주변부(Periphery) 간 착취관계를 설명하며, 아편전쟁은 그 분기점 중 하나였다고 지적한다. 무역전쟁을 통해 서구는 중심국으로, 중국으로 주변국으로 추락하게 된 발단이 된 셈이다.

무역통계 측면에서도 청 제국은 급격히 주변부로 전락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앵거스 매디슨(Angus Maddison)의 추산에 따르면 1820년 중국의 세계 GDP 점유율은 약 33%였지만, 1870년엔 17%로, 1900년엔 6%까지 수직적으로 감소해 나갔다. 무역의 강제 개방이 단순한 교역 확대가 아닌 자원의 착취와 종속적 경제구조를 야기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Maddison, Angus. (2001). The World Economy: A Millennial Perspective. OECD Publishing).

폴 케네디(Paul Kennedy)는 『강대국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 (1987)』에서 아편전쟁을 단순한 식민지 분쟁이나 군사 충돌이 아닌, 경제적·전략적 불균형이 야기한 구조적 충돌로 해석한다. 케네디는 이 책에서 "해상력을 기반으로 한 통상 강제는 패권국의 전략적 경제정책"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아편전쟁은 결국 무역불균형을 해결하려는 패권국의 일방적 행동이 어떻게 국제질서의 구조를 바꾸는가를 보여주는 선례로 이후 서구 중심의 제국주의 질서를 촉진한 분기점이 되었다는 것이 그의 핵심 분석이다.

근대 최초로 진행된 무역전쟁인 아편전쟁을 통해 무역이 민간 상업 활동의 수준을 넘어선 '국가권력의 군사적 외연'으로 확장되었고, 이는 훗날 식민주의, 지정학적 경쟁, 군사적 패권 추구의 선례로 남아있다. 중국이 다시 중심국으로 재등장한 상황에서, 그동안 자신들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고 국토를 유린했던 서구국가들과 일본, 그리고 지금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보여주는 결의에 찬 모습은 아편전쟁의 굴종적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되갚음을 하겠다는 적개심으로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스무트-홀리 관세법, 오타와 협정과 대공황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세계 최대 채권국이자 무역 흑자국으로 부상하며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으로 등장했다. 1929년 기준 미국의 세계 무역 점유율은 15%에 달했고, 유럽 각국은 미국으로부터 차관을 도입해 전후 복구를 감당하고 있었다. 미국은 연간 약 40억달러 이상의 수출을 기록하며 유럽과 남미, 아시아에 걸친 세계시장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러한 번영은 균형 잡힌 구조가 아니었다. 유럽은 전쟁 배상금 지급으로 인한 재정 압박 속에 미국 수출을 흡수할 능력이 없었고, 독일은 미국으로부터의 자본 유입을 바탕으로 겨우 경제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고전적 자유무역주의 체제는 미국의 글로벌 투자와 국가간 수입 수요의 불균형 속에서 기초부터 흔들리고 있었다.

당시 미국 내에서는 특히 농업 부문에서 가격 폭락과 과잉생산이 문제가 되었다. 1920년대 말 곡물 가격은 1919년에 비해 약 60% 하락했고, 농민 부채가 눈덩이 처럼 급증하기 시작했다. 농촌지역에 기반을 둔 의원들뿐 아니라 대도시 출신 의원들도 식품 및 생필품 가격이 높아지자수입 농산물에 대해 높은 보호관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이익단체들의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정치적 배경 속에서 관세법 개정이 미의회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때마침 터진 1929년 뉴욕증시 대폭락은 세계경제를 일시에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뜨렸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보호무역으로 급선회하게 되었다. 상원의 리드 스무트(Reed Smoot)와 하원의 윌리스 홀리(Willis C. Hawley)가 주도한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은 20,000개가 넘는 수입품에 평균 4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사실상 무역폐쇄와 같은 효과를 지닌 고단위의 폐쇄적 무역정책이었다. 이 조치는 국내 농업과 제조업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사실상 그 실질적 효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세계 주요 교역국들은 미국의 스무트-홀리 관세법의 제정과 함께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캐나다의 리처드 베넷(R. B. Bennett) 총리는 미국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단행하였고, 프랑스의 외무장관 아리스티드 브리앙(Aristide Briand)과 독일의 하인리히 브뤼닝(Heinrich Brüning) 총리 역시 자국 산업 보호 조치를 천명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국제 무역의 신뢰를 동시 다발적으로 무너뜨렸으며, 무역의 다자주의 기반을 차례로 붕괴시켰다.

영국을 필두로 한 영연방 국가들도 공동 전선을 구축해 나갔다. 1932년 7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캐나다 오타와에서 개최된 회의에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남아프리카연방, 인도, 남로디지아 등 7개 자치령(Dominions)과 식민 정부 대표들이 참여했다. 이 회의는 "자국과 영연방 국가들 간의 무역을 선호한다"는 제국선호(imperial preference) 정책을 선포했다. 일명 오타와 제국회의(Ottawa Imperial Conference)는 대공황의 여파와 스무트-홀리무역법 발효로 세계 무역이 붕괴하는 가운데, 영국이 자국의 제국 내 식민지들과 경제적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주도한 회의로 세계무역의 대다수 국가들은 상호간 2중, 3중의 관세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영국이 강력하게 대응한 배경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영국은 1931년 금본위제를 공식 포기한 이후, 파운드화 블록(Pound Sterling bloc)을 기반으로 무역권을 재편하려는 참이었다. 미국이 스무트-홀리 관세법으로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자 영국은 주저하지 않고 영연방국가간에 적용되는 보호무역적 특혜관세 체제(preferential tariff system)를 도입함으로써 경제적 연대강화와 수출입의 안정을 꾀하고자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영연방 국가들은 제국 외부에서의 시장 축소를 상쇄하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전 세계적인 무역 블록화와 경제 블록 간 대립을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국제무역구조가 무너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 안게 된다. 수출이 되지 않아 기업은 대량해고로 이어졌고, 수입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면서 삶은 핍박해 졌고, 기아, 영양실조, 자살, 알코올 중독과 폭력 등 사회적 문제로 번지기 시작했다. 정치적으로는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한 19세기적 국제경제 질서의 파괴와 사회적 불안은 파시즘, 군국주의, 경제자립주의(autarky)로 옮겨가는 기폭제로 작용되었고, 경제적 고립은 정치·군사적 긴장과 전쟁 가능성을 증폭시키는 도화선이 되었다. 특히 오타와 제국회의 이후 독일의 '생활권 확보(Lebensraum)' 정책, 일본의 대동아공영권 구상, 이탈리아의 아프리카 침공 정당화 등에 영향을 주며, 국가 간 다자 무역협력 체제가 붕괴된 전조로 평가받고 있다.

배리 아이켄그린(Barry Eichengreen)와 더글라스 어윈(Douglas A. Irwin)과의 공동논문인 「보호무역의 유혹(The Protectionist Temptation)」(2010)에서 "정치적으로는 매혹적이나, 경제적으로는 파괴적인 선택"이라며 보호무역이 자유무역 기반의 신뢰를 붕괴시키고 전 세계적 체제 전환을 촉진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더글러스 어윈(Douglas A. Irwin)은 자신이 저술한 『보호무역의 유혹(Peddling Protectionism)』(2011)에서 스무트-홀리법을 "정치적 보호주의가 초래한 정책 실패의 결정적 사례"로 규정하고 있다.

어윈은 이 법이 실제 미국의 고용이나 경기 회복에 기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주요 교역국들의 보복관세를 초래해 세계 무역을 60% 이상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한 국내 정책의 실패를 넘어 국제질서 붕괴의 도화선이었다는 해석이다.

보호주의의 확산으로 각국 경제는 수출 부진과 수입 억제로 인해 더욱 침체되었다. 이는 고용 악화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졌고, 전세계적 디플레이션 현상을 심화시켰다. 결국 미국 자국무역 보호법인 스무트-홀리법과 영연방의 무역보호를 위해 체결된 오타와 협정은 단순한 국내 보호조치를 넘어 세계무역의 구조를 붕괴시키고, 그 결과로 전체주의 정치체제의 정당화를 불러온 상징적 조치로 기록되고 있다. 무역전쟁은 결국 체제전쟁으로 비화되며, 그 대가는 결국 2차세계대전으로 치닫게 되는 비극적 결말의 원인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②편에 계속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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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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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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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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