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형 주담대 금리 1년 만에 3%대…대출금리 하락세
온라인 갈아타기 시장 활발…이자 세이브 기회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 4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2020년 말 시중은행에서 3% 초반대로 변동금리 신용대출을 받았다. 당시 기준금리는 1%가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면서 지난해 말 기준 기준금리는 5% 가까이 치솟았고 가산금리를 더한 신용대출 금리는 7%에 육박했다. A씨는 최근 치솟았던 대출 금리가 안정세를 돌아가자 '대출상품 갈아타기'에 나섰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우리·신한·하나)의 지난달 31일 기준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60∼5.856%으로 하단이 3%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가 3%대로 떨어진 건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 여 만이다. 4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지난해 6월 13년 만에 처음으로 상단이 7%를 넘었으나 시장금리 인하와 당국의 인하 압박에 지난 1월 이후 꺾이기 시작했다.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의 모습. /이형석 기자 leehs@ |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역시 현재 연 4.190∼6.706%로 하단이 0.730%포인트(p),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도 지난달 3일 연 5.420∼6.450%에서 지난달 31일 연 4.750∼6.120%로 한 달 사이 하단이 0.670%p 낮아졌다.
최근 금리가 급격히 하락한 데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의 여파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시장 금리 하락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 고금리로 인해 국민 고통이 크다"면서 금융위원회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금융당국이 은행의 가산금리 인하 경쟁을 유도한 것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A씨는 카카오페이 등 '대출 비교하기' 프로그램을 통해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대출 금리와 한도를 확인한 결과, 현재 4% 중반대로 신용대출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신용대출 대비 2% 넘게 금리가 낮아지는 셈이다. A씨는 4% 중반대로 신규대출을 받아 기존 시중은행 대출금을 상환할 예정이다. 최근 가파른 금리 하락에 A씨의 경우처럼 '대출 갈아타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대출비교 프로그램을 통해 각 차주의 대출가능 한도와 금리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며 "현재 더 낮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면 그만큼 이자를 세이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연 5%를 넘었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3%대로 낮아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은행들이 신규로 취급한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연 3~4%인 상품이 84.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