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논란이 블랙홀처럼 집어삼켜"
"수사받고 책임지라는 국민 뜻에 따라야"
[서울=뉴스핌] 박성준 윤채영 기자 =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치와 민주당을 위해 이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고 사법절차에 응하기를 촉구했다.
이 대표가 리더십에 상처를 받은 상황에서 내년 총선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이 국민의힘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는 일각의 상상력일 뿐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2023.02.27 leehs@newspim.com |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전날 통화에서 "아무리 제1야당 대표라고 해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처벌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 당과 국회, 국민을 위해서라도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정치에 있어 깨끗하게 정리할 부분은 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 관련 논란이 블랙홀처럼 모든 걸 집어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보호하려하면 할수록 당에 더 안 좋은 이미지만 남게 된다"라면서 "빨리 수사를 받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국민 여론이기 때문에 그 뜻에 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재선 의원은 "사회 정의상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며 "대장동 사건은 치밀하게 기획하고 조직화된 것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지능형 범죄이고 대형 보험사기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행위에 대해 처벌받지 않는 사회는 망가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 초선 의원 역시 "이재명 대표의 지위는 상당히 흔들리고 리더십은 큰 타격을 입었다. 민주당을 위해서라도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범죄 혐의에 대한 증거가 너무 많다고 들었는데, 부인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27일 본회의를 열고 재석 297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명으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부결했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의 찬성으로 통과된다.
검찰은 지난 16일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튿날 검찰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체포동의안은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에 부쳐져야 하는데 여야는 이날 체포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 부결한 것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일당에게 직무상 비밀을 누설(이해충돌방지법 위반)하고 이들에게 유리하게 대장동 사업을 설계해 성남시에 4895억원의 손해를 가한 혐의(배임)를 받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은 헌법에 따라 현행범이 아닌 이상 회기 중일 때는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되거나 구금될 수 없다. 이에 따라 법원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한 구인영장을 발부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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