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필수적이라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0일(현지시간) 말했다.
다만 이날 파월 의장은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등 통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스웨덴 중앙은행이 주최하는 중앙은행 독립성 관련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파월 의장은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인기 없는 정책들이 필요하다"면서 경제 둔화를 유발하는 금리 인상 등을 언급했다.
의장은 그러면서 "(이 같은 통화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정치적 영향이 없어야만, 단기적으로 정치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준이 연방준비법에 따라 정해진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달성'이라는 연준의 책무를 넘어서는 사회적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된다며 "아무리 가치가 있더라도 법적으로 정해진 책무를 넘어서는 목표를 추구하는 건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장은 금융 규제 권한을 바탕으로 금융 기관들이 기후 변화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를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연준의 역할이지만 "명백한 의회의 입법 과정 없이 녹색 경제를 달성하거나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의 통화 정책이나 감독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연준은 환경정책 입안 기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후 변화를 직접 해결하기 위한 정책은 정부 부처가 마련해야 하며, 선거를 통해 표현된 대중의 의사를 반영해야 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기후 변화와 관련한 연준의 입장을 둘러싼 과거의 발언을 되풀이한 것이라 평가하고, 중앙은행의 정책 수립에 녹색 경제 달성을 위한 노력도 통합해 온 유럽 중앙은행들과는 대조적이라고 전했다.
지난주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 보고서에서 임금 상승률이 둔화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장의 '물가 정점론'에 힘이 실린 가운데, 9일 연준 고위 당국자들은 잇따른 매파 발언으로 연준 긴축 완화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랜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보스틱 총재는 연준이 연준이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린 후에도 상당 기간 해당 수준에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준 당국자들의 발언으로 고조된 연준의 긴축 경계심이 이날도 이어지며,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초반 보합권에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예정된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