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경찰에 고성 항의…업무방해 혐의로 재판행
"바로 경찰관 출동해 위력행사로 보기 어려워"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은행 직원이 그딴 것도 안 하냐", "너 일 그만두고 싶냐"
지난해 10월 27일 오후 3시경 서울 중구 신당역 부근 한 은행 지점에서 60대 여성 A씨의 고성이 울려퍼졌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업무처리가 되지 않자 화가 난 A씨가 그 자리에 있던 청원경찰 B씨에게 항의한 것이다.
B씨의 신고로 약 8분 뒤 경찰이 출동했고 검찰은 A씨가 위력을 행사해 B씨의 민원인 상담 등 업무를 방해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법원 판단은 달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주진암 부장판사는 최근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판결에 항소하지 않으면서 A씨는 무죄를 확정받았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법원 로고. 2020.03.23 pangbin@newspim.com |
주 부장판사는 사건 당일 A씨가 B씨에게 목소리를 높이며 다소 과격하게 항의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사건 당시 고령의 여자로서 혼자 은행을 방문했던 반면 피해자는 20대 남성으로서 여러 명의 은행직원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었다"며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소리치며 소란을 피웠다고 해 청원경찰인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족한 위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B씨는 수사기관에서 A씨가 약 30분간 업무방해를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실제 A씨가 사건 당일 은행에 방문해 소란을 피우고 경찰이 출동하기까지는 20분이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소란을 피운 시간이 아주 오래되지는 않았고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형사사건화를 적극적으로 주장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 당시 피고인이 보인 행동도 언성을 높여 항의하는 와중에 일부 부적절한 말을 했다는 것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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