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사건' 제보자, 이동재 전 기자 재판서 증언
"한동훈이 피고인석 서야"…재판부 "오버하지 말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른바 '채널A 사건'을 처음 언론에 알린 '제보자X' 지모 씨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죽이려고 편지를 보냈다고 생각했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을 내놨다.
지씨는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양경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기자와 후배 백모 기자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1심에서 강요미수 혐의 무죄를 선고받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2021.07.23 dlsgur9757@newspim.com |
지씨는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대표에게 보낸 편지에 대해 "이 전 기자는 이 전 대표가 징역 12년을 확정받고 추가 기소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날 등을 계산해서 이 전 대표에게 가장 공포스러운 시기에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며 "이 전 대표를 죽이려고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변호인으로부터 해당 편지를 전달받고 2020년 2월 25일 처음 이 전 기자를 만났다고 했다. 이어 "이 전 기자가 '윤석열(대통령) 측근, 부산고검' 이야기를 했는데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한동훈(법무부 장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당시에는 이 전 기자가 한 장관과 친밀하게 연결됐다고 생각하지 못했고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를 압박해서 돈을 뜯어내려는 목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지씨는 같은 해 3월 13일과 3월 22일에도 이 전 기자를 만났고 백 기자도 동석했다고 했다. 만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전 기자가 적극적으로 계속 만나자고 했고 무슨 목적으로 이 전 대표에게 접근했는지 궁금해서 만났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기자는 이날 만남에서 지씨에게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하는 검사장과의 통화 녹음을 들려줬고 녹취록도 보여줬다.
지씨는 "당시 검색을 통해 한 장관 이름을 기자들에게 보여줬다"며 "백 기자는 한 장관이 맞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 전 기자는 웃으면서 '시인도 부인도 안하겠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지씨는 '이 전 기자와 만나 나눈 대화가 전부 이 전 대표에게 전달됐을 거라고 생각하나'라는 재판부 질문에 "제가 전달자가 아니다"라며 "여기 피고인석에 서야 하는 사람은 한동훈"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오버하지 말라"며 제지했으나 지씨는 "자료를 보셨으면 재판장님도 아실 것"이라며 "단순 강요미수로 수사한 검사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지씨는 오는 24일 열리는 공판에 한 차례 더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 전 기자는 2020년 2~3월 신라젠 의혹 수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신라젠 전 대주주였던 이철 전 대표에게 5차례 편지를 보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비위를 제보해달라고 강요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한편 지씨는 이 전 기자와 만나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이 전 대표에게 100억원을 요구했다', '윤 전 서장에게 일부는 건넨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윤 전 서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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