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58% 실제 핵전쟁 우려...쿠바 위기 이후 최고
지구종말 시계도 불과 100초 남겨둬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핵전쟁 공포가 미국에서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핵전쟁에 대한 미국인들의 공포가 과거 미국과 구 소련과의 냉전이 격화됐을 당시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상당수 미국인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불리해질 경우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소가 지난 4~5일 미국인 1005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58%는 미국이 핵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아직 냉전이 종식되지 않았던 1987년 5월 당시 조사의 62%의 응답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지하철 방공호로 피신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시민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크리스 잭슨 입소스 부사장은 이같은 조사와 관련해 "지난 20년 동안 핵 종말 가능성에 대해 이런 수준의 우려를 본적이 없다"고 밝혔다.
아메리칸대학의 핵 전문가 피터 쿠즈닉 교수는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보지 못한 수준의 불안이 있다"면서 "쿠바 위기는 잠시 있었지만, 이번에는 몇달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힐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높아졌던 핵 전쟁에 대한 우려는 이후 잠시 잦아졌지만, 최근 러시아의 전세가 불리해지면서 핵무기 사용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거친 언사를 주고 받았을 당시에도 미국인들 사이에선 핵전쟁 공포가 고조된 바 있다.
한편 핵전쟁과 기후변화 등으로 인류가 최후를 맞는 시점을 표시하는 지구종말 시계는 현재 종말까지 불과 100초를 남겨둔 상태다. 이는 종말시계를 표시하기 시작한 1947년 이래 가장 위험한 수준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