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이 만들기 위해 거짓신고·진심어린 반성 없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부모의 유산을 노리고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21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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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피고인은 과다한 소비지출 등으로 경제적 문제가 발생하자 동생의 상속재산을 빼앗을 목적으로 지적장애인인 동생에게 술과 수면제를 먹이고 물에 빠뜨려 살해했다"며 "살인 혐의가 합리적 의심없이 증명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이 발각되지 않도록 타인 명의로 차량을 렌트하고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동생이 실종됐다고 거짓 신고했으며 지인에게도 거짓 진술을 부탁했다"며 "범행 이후에도 진심어린 반성과 참회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지적 장애로 취약한 상태에 있던 피해자는 믿고 따르던 형의 탐욕으로 영문도 모른채 고통스럽게 사망했다"며 "이 사건 범행의 동기나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비춰볼 때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면 피고인을 사회와 장기간 분리해서 반성하게 할 필요성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를 상당 기간 돌본 점을 참작해서 형을 정했다"며 피고인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다만 재범 위험성은 없어보인다고 판단해 검찰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는 기각 결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 경기도 구리시 왕숙천변에서 지적장애 2급 동생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물에 빠트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법정 최고 형량인 사형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부모가 사망하면서 34억원 상당의 유산을 상속받게 됐는데 이후 동생의 후견인인 숙부가 A씨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 및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자 경제적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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