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 발표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콜센터 상담사 4명 중 1명은 업무량이 많아 화장실 이용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답할 정도로 노동 여건이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한국비정규노동센터를 통해 콜센터 상담 노동자 1996명을 대상으로 한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25%가 화장실 이용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답했다. 이들은 과다한 업무량으로 화장실 다녀올 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이같은 노동 조건은 간접고용 형태로 일하는 노동자일 경우 더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휴게 공간 만족도도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 절반은 휴게 공간이 있으나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콜센터 상담사는 일주일에 1회 이상 감정노동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고객으로부터 3일에 한번 꼴로 폭언을 듣고 성적 농담 등 성희롱을 당하는 경우도 월 1회가 넘었다. 이들은 또 목 디스크나 허리 디스크, 손목 질환 등 업무 관련 질환을 1.4개 이상 갖고 있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11일 서울 영등포구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에서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상담전화를 받고 있다. 2020.02.11 photo@newspim.com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응답자 3명 중 2명은 콜센터가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40%는 직장 내 부당한 처우를 해소할 수 있는 고충 처리 절차가 없다고 답했다. 고충 처리 절차가 있지만 유명무실하다고 답한 비율도 46%에 달했다.
콜센터 상담사 절반(48%)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1년 이내 자살을 생각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30%에 달했다. 이들은 자살을 생각한 이유로 저임금(40.5%)과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40.5%)를 꼽았다.
인권위는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오는 4월 1일 콜센터 상담사 인권상황과 문제점을 점검하고 정책 대안과 법 제도 개선안을 모색하는 정책토론회를 연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토론회 현장 참석 인원은 제한되나 인권위 유튜브 채널로 토론회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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