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탐구 응시자 4명 중 1명, 제2외국어·한문 응시
서울대 인문계열에 지원한 자연계열 수험생 0%→27%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면서 이과계열 수험생들이 문과계열 학과에 지원해 합격하는 사례가 급증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교육당국은 수학에 강점이 있는 이과 수험생이 대거 문과를 지원하는 이른바 '교차지원'에 대한 유불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실에서는 전혀 다르게 나타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종로학원 2022대입 정시특별전략 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정시모집 배치참고표를 보고 있다. 2021.12.12 yooksa@newspim.com |
9일 입시전문 기관 진학사가 분석한 2022학년도 정시 합격 예측 서비스에 따르면 서울대에 모의지원한 과학탐구 응시자의 28.1%가 제2외국어·한문에도 응시했다.
정시모집에서 제2외국어·한문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은 서울대 인문계열일 유일하다. 해당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들은 서울대 인문계열로 교차지원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서울대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한 수험생 중 자연계열(과학탐구 응시자)의 비율도 지난해 0%에서 올해 27.04%로 크게 늘었다. 제2외국어·한문 과목을 치르도록 제한을 뒀지만,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자 4명 중 1명 이상이 자연계열 수험생으로 보인다.
자연계열 수험생이 교차지원을 통해 상위권 대학에 합격한 사례도 나왔다. 종로학원 분석 결과에 따르면 동국대 자연계열에 지원했던 수험생 A씨가 고려대 인문계열과 서강대 경영학과를 지원해 합격했다.
또 숭실대 자연계열에 지원했던 수험생 B씨가 연세대 경제학부에 지원해 합격한 사례가 나왔다. 건국대 컴퓨터공학 지원할 수 있었던 C씨가 교차지원으로 연세대 경영학과에 합격한 사례도 나왔다.
특히 올해 교차지원에 따른 합격자는 수능에서 수학 고득점 수험생이 대거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합격선이 올라간 반면 인문계열의 수학점수는 하락해 합격선이 낮아졌고, 이과에서 문과 교차지원시 합격 대학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이 입시기관들의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 같은 결과로 인해 재수나 반수를 결정하는 수험생이 나올 수 있다"며 "합격선 예측이 어려워져 점수의 등락폭이 점차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2023학년도에는 서울대 정시 선발 방법이 변경돼 교과평가가 반영된다"며 "자연계열 학생들이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할 경우 교과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줄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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