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어 이상돈·윤여준 등 '합리적 보수' 회동
중도층 잡기…지지율 제고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각종 여론조사에서 좀처럼 지지율 40%를 넘지 못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박스권 돌파'를 위해 본격적인 중도층 표심 공략에 나섰다.
8일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회동한다.
윤 전 장관은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과 환경부 장관을 역임했고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4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 본부장과 이상돈 중앙대 법대 명예교수(전 국민의당 의원)을 만난 데 이어 연일 '합리적 보수'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안성=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안성, 민심 속으로!' 일정으로 경기 안성시 명동거리를 찾아 시민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 2022.01.23 photo@newspim.com |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이 후보의 행보를 꿈쩍하지 않는 중도층 잡기 전략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이 후보의 지지율은 30%대 중반대를 답보하는 상태다. 선대위는 이를 '정책 차별화'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후보가 김 전 위원장 등 합리적 보수 인사들과 회동하는 것은 박스권 돌파를 위한 정치공학적 판단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도 "이 후보는 평소에도 통합정부를 강조해왔다"고 하면서도 "외연 확장으로 중도층 표심을 잡겠다는 의도도 맞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위원장인 강훈식 의원은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선거"라며 "우리가 직면한 위기 극복을 위해 국론을 결집하고 통합하는 게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윤 전 장관에 이어 더 만날 분들이 있지만 이 상황에서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추후 '깜짝 만남'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이러한 만남이 직접적인 지지율 제고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 위원장과 이 교수 모두 선대위 합류나 지지선언에는 선을 긋고 있고 만남이 단발성에 그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이 후보의 행보가 표심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종인 전 위원장은 상징적인 인물이라기보다 전략가인데 정치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지금 만나는 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며 "지지율 답보 상태에서 이러한 행보를 보이는 건 이해하지만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표로 이어지는 않을 것 같다"고 평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역시 중도층 표심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채 교수는 "중도확장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실수를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김 전 위원장이 정말 중도를 대변하는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된 인사를 만나는 걸 과연 중도무당파들이 좋게 볼지에 대해서는 점검이 필요하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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