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외무장관, 제네바서 회담..협상 지속 합의
블링컨, 미·러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시사
"침공하면 강력 대응" "침공 계획없어"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와 관련한 서방측의 입장을 정리한 문서를 내주 중 러시아에 주기로 합의했고, 양측은 이를 토대로 정상회담을 포함한 외교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1시간 30분간 회담을 가졌다. 러시아의 침공 준비 속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양측 외교 사령탑이 만났다는 점에서 이날 회담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동진 정책) 과 러시아 주변에 미사일 배치를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서방측이 문서로 보장할 것을 요구하며 우크라이나 국경 일대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고 군사 훈련을 실시, 국제적 긴장을 고조시켜왔다.
블링컨 장관은 이와 관련 러시아 요구와 관련된 입장을 정리한 문서를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가진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다음 주 러시아의 제안에 대한 답변을 문서로 받기로 하고 회의를 끝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도 기자들에게 "다음 주에 우리의 우려와 생각을 러시아와 서면으로 더 자세하게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에따라 양측은 다음주 교환할 문서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모색을 계속해갈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밖에 만약 사태 해결을 위해 정상회담이 유용한 방법이라는 점이 입증된다면, 미국은 충분히 이에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시사했다.
블링컨 장관은 "오늘 회담에서 중대한 돌파구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이제 서로의 입장을 더욱 분명히 이해하는 경로에 접어들었다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우리는 어떠한 러시아 군대라도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선다면 그것은 새로운 침략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면서 "(러시아가 침공하면) 미국과 파트너들, 동맹국들의 신속하고 단호하고 단결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힌편 라브로프 장관은 블링컨 장관이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의 긴장 완화 조치를 요구했다고 전하면서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협한 적이 없으며, 침공할 계획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