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농축산물가격·유가 등 공급요인 영향 줄어
연간 소비자물가 9년만 '2% 상회' 전망
상당기간 물가안정목표 상회할 것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16일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2019년부터 매년 6월과 12월, 연 두 차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발간하고 총재 기자간담회를 진행해 오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1~11월 중 2.3% 상승해, 지난해 0.5%에 비해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 연간 상승률로는 2012년 2.2% 이후 처음으로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는 1분기 1%대 초반에서 2~3분기 중 2%대 중반으로 높아진 데 이어, 4분기 중에는 3%대로 큰 폭 상승했다. 실제로 11월 상승률은 3.7%로 2011년 12월 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오름폭 확대는 석유류 및 농축산물가격 상승폭이 확대된 데다 내구재, 외식 등을 중심으로 수요측 물가상승압력도 커진데 기인한다. 또 경기회복과 함께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코로나 수요민감물가 오름폭도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최근의 기조적 물가 오름세 확대는 외식 등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물가상승압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데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올해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향후 1년의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이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석유류, 농축산물, 외식 등 가계의 구매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큰 품목의 물가 오름폭 확대에 영향 받아 2%대 중후반으로 크게 상승했다.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1%대 후반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사진=한국은행) |
향후 물가여건에 대해 한은은 "최근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주요 전망기관은 동절기 이후 공급제약이 점차 완화되면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에너지원자재가격이 대체로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수요 측면에서는 수출이 양호한 증가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간소비 회복흐름이 이어지면서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유류세 인하 등으로 정부정책 측면의 물가하방압력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경기회복과 함께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면서 상당기간 물가안정목표를 상회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농축산물가격, 유가 등 공급요인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올해보다 다소 낮아지겠으나 2%대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한은은 11월 소비자물가 지수가 3.7%까지 치솟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초 전망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한은은 지난달 25일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2.3%, 2%로 전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1% 상회한 데 이어 내년에는 2%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당폭 높아질 것으로 봤다.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물가 상승압력이 내구재를 중심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향후 물가경로 상에는 상방 리스크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평가됐다. 국제 원자재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글로벌 공급병목 장기화, 소비 회복세 확대,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 등이 상방리스크로 꼽혔다. 반면 하방리스크는 국내외 코로나19 확산세 심화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 등이 잠재한다고 분석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