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흐름은 내후년까지 지속
GDP전망 올해 4%·내년 3% 유지
물가전망은 2.3%·2.0%로 상향
내년 물가 주요 변수 '국제유가'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한국은행은 경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유지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등으로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큰 폭 올려잡았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높은 물가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25일 한국은행은 '11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GDP 전망치를 4.0%로 유지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0%로 전과 동일하게 봤다.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지만 수출이 빠르게 늘고 방역조치 완화로 소비 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방역 수준이 전체적으로 완화되는 추세를 보이는 이유는 방역 노하우가 쌓였고 경제주체들의 학습 효과도 있었던 데다 백신 접종률이 증가가했기 때문"이라며 "긴 흐름으로 보면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상응해서 방역 강도가 반드시 올라간다고 보지 않으며, 평균적으로는 점점 완화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사진=한국은행) |
한은은 전 세계가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내서는 내년에 수출 기여도가 줄어드는 반면 내수 기여도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8월 전망과 비교해 우선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이 2.8%에서 3.5%로 0.7%포인트(p) 높아졌고,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도 3.4%에서 3.6%로 0.2%p 상향조정됐다.
반면 올해 설비투자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 8.8%에서 8.2%로 하락했고, 건설투자 전망치는 0.9%에서 아예 마이너스(-0.7%)로 돌아섰다. 당초 예상보다 투자가 부진해졌지만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살아나는 민간소비가 투자 부진을 상쇄하면서 전체 성장률이 4.0%로 유지된 셈이다.
올해와 내년 상품 수출 증가율은 각 8.5%, 2.6%로 8월 당시(8.9%, 2.7%)와 비교해 모두 낮아졌다. 반면 상품 수입의 경우 올해 9.5%에서 10.1%로, 내년 3.0%에서 3.1%로 더 높아졌다. 석유·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갈 것이란 전망에서다.
고용 전망도 개선됐다. 지난 8월 20만명에 그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예상 규모가 35만명으로 늘었고, 실업률 전망치도 3.9%에서 3.7%로 낮아졌다.
(사진=한국은행) |
소비자물가 상승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 8월 2.1%에서 2.3%로 0.2%p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기존 1.5%에서 2.0%로 0.5%p 올려 잡았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한데는 원자재 가격이 지속해 오르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 문제도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증가하는 것도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날이 높아지는 점도 고려했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 국제유가 전망 등이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요인"이라면서 "물가가 상당기간 2% 웃돌 것이라고 했는데 상반기 헤드 라인이 2.3%이다. 내년 중반까지는 2%를 상회한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불확실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 시점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내년 물가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국제유가를 꼽았다. 김 국장은 "국제유가는 올해 물가상승률을 크게 올려 잡은 이유 중 하나"라면서 "난방 수요가 많은 겨울철이 지나고 산유국이 공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경제활동 재개로 수요도 많이 오르는 두 가지 효과가 맞물리면서 국제유가가 완만하게 내려가는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