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재 씨 "오늘 첫 공식적 유감 표명 들어"
지난해 3월 코로나19 의료 공백으로 사망
신현영 "진단검사 14회…적절한 처지 의문"
[세종=뉴스핌] 신성룡 기자 =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故정유엽 군 아버지가 참고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은경 질병청장이 유감의 뜻을 표했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정유엽 군의 사망에 대해 부모님에게 송구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으며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말했다.
정 군의 아버지인 정성재 씨는 "오늘 처음 공식적으로 유감 표명을 들었다"며 "이 소리 한번 듣기가 이렇게 힘이 든다. 다시는 이런 상황이 나타나지 않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2021.10.20 leehs@newspim.com |
이어 "병원에 가지 말고 2~3일 지켜보란 정부 지침대로 지켜봤으나 정작 필요할 땐 외면당했다"며 "병원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다고 한다. 국가 시스템에 의한 희생이 발생했는데 정부와 병원은 모두 책임이 없다고 사과 한번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정 군의 아버지인 정성재씨를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정 군은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1차 유행 당시인 지난해 3월 12일 의료기관을 방문했지만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택에서 대기했다.
정 군은 마스크 대란에 공적 마스크를 사러 나간 뒤 고열에 시달렸지만 14번의 진단 검사를 받으면서 3번은 음성 판정, 마지막 1번은 일부 검체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 결국 코로나19가 아닌 '급성 폐렴' 환자였지만 해열제와 감기약을 복용하던 중 18일 사망했다.
신현영 의원은 "경산중앙병원에서도 적절한 처치를 했는지 의문이다, 유엽이가 호흡곤란이 있는 순간에도 산소포화도 측정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병원의 배려 없는 태도도 문제다. 의사가 유엽이 아버지에게 전화로 양성을 알리며 세계 리포트감이라고 말하고, 의료진들은 뒤에서 환호를 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남대병원 이송 과정에서 구급차 요청은 거절당했고 중환자실이 아닌 응급실 격리치료를 받았다. 확진이 분명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것"이라며 "유엽이가 수도권에 살았더라면 살 수 있지 않았겠느냐. 우리 사회는 유엽이가 겪은 모든 일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오른쪽부터), 류근혁 보건복지부2차관, 양성일 보건복지부1차관,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진 국민연금공단이사장, 김선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2021.10.20 leehs@newspim.com |
권 장관은 "응급 의료 체계는 살릴 수 있는 생명을 최대한 골든타임을 확보해 살리는 게 기본 목표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당시 대구·경북 지역에서 1차 파동이 있는 상태에서 아마 준비가 되지 않아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 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정 청장도 "코로나19 초기 대응 상황에 병원 응급실에 폐쇄되는 등 여러 문제점이 있어 진료에 어려움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복지부와 협의해 코로나19 확진자 이외의 환자가 피해를 보지 않게끔 의료계와 계속 협의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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