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탈레반 연계 등 신원조회 철저히 했다"
76가구 391명, 영유아 100여명에 고령자도 다수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을 도왔던 현지인과 가족 391명이 26일 입국한다. 작전명 '미라클'의 주인공들은 누구인지, 탈레반과의 연계 등 신원문제는 없는지 등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교부와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번에 입국하는 아프간 '특별공로자'들은 주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PRT) 등에서 근무하며 한국 정부의 아프간 재건사업을 지원해온 사람들이다.
[서울=뉴스핌]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들이 군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 등 380여명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사진=외교부] 2021.08.25 photo@newspim.com |
김만기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아프간 현지인들은 그동안 우리나라를 많이 도와줬던 사람들"이라며 "아프간 대사관이라든가 한국 병원, 또 직업훈련원, 재건기관, 코이카라든가 여기서 근무한 분들인데 그분들이 대사관에서 통역 및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분도 있고 병원의 의사나 약사, 간호사 또 타이카 지방기기에 종사하는 이런 분들이 주로 오시는 걸로 이렇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외교부가 추산한 현지인 조력자 전체 규모는 가족까지 포함해 1000여 명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중 장기간 근무했으며 주요 멤버였던 현지인들을 압축해 70여 명으로 추렸다. 여기에 이들의 직계존비속 가족 340명까지 포함하니 427명이 됐다. 이 가운데 36명은 가족관계 등의 이유로 아프간 잔류 혹은 제3국행을 결정했다. 최종적으로 한국에 입국하는 아프간인은 정확히 76가구 391명이다.
직업은 의사, 간호사, IT 및 통역 전문가 등으로 전문 인력이 대부분이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짧게는 1년, 길게는 7~8년간 아무 문제 없이 (한국과) 성실하게 일해왔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분류하면 대사관 근무자 21가구 81명, 병원 근무자 35가구 199명, 직업훈련원 근무자 14가구 74명, 차리카기지 지방재건TF 근무자 5가구 33명, 코이카 근무자 1가구 3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한국이 완전 철수할 경우 '부역자'로 낙인찍혀 탈레반으로부터 심각한 위협에 처하게 될 것을 우려해 신변안전 문제를 호소하며 한국행 지원을 요청해왔다. 한국은 2007년 12월 아프간에서 군(비전투부대)이 철수한 이후 2010~2014년 NATO(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주도하는 국제안보지원군(ISAF)의 일원으로 PRT를 통해 아프간의 보건, 의료, 교육 등 분야를 지원해왔다.
입국자들이 가족으로 구성돼 있다보니 영유아와 고령자 등 연령대도 다양하다. 태어난 지 한 달도 채 안된 신생아(올해 8월생)가 3명이나 된다. 6세에서 10세 인원도 80명 정도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5세 이하 영유아도 한 100여 명 정도 된다"며 "반면에 고령자도 상당히 많다"고 소개했다.
박 수석은 "가족 단위로 많이 계시기 때문에 저희들이 비행기에 태우는 수송 과정에서도 처음에는 가족이지만 연령에 따라서 분리를 해야 될까 이런 생각도 했다"며 "그래도 끝까지 가족 단위로 모시는 것을 원칙을 가지고 아마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 신원문제는…"장기근무자들이고 탈레반 연계 등 신원조회 확실히 했다"
[서울=뉴스핌]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 외교관과 우방국 병사들이 한국행 아프간인들을 찾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 등 380여명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사진=외교부] 2021.08.25 photo@newspim.com |
이슬람 수니파 무장 정치조직인 탈레반이 아프간 정권을 장악한 상황이라 한국에 입국하는 아프간인들의 탈레반 연계를 우려하고 국내 수용에 반발하는 분위기도 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에 대해 "(외신보도를 통해) 5명이 탈레반과 연계돼 있었다는 거 봤다"며 "거기서도 많이 걱정하는데 저희의 경우는 일단 이분들이 저희랑 길게는 7~8년 일해서 한국에서도 이분들을 아는 경우가 많다. 장기근무하다보니 자기들끼리도 서로 알고 채용할 때부터 이미 신원조회 확실히 해서 다 아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에도 또 이송 전에 관계기관에서 전문가 1명이 카불로 들어가서 백그라운드를 다시 한 번 체크했다"며 "신원조회에 대해서는 국민, 언론에서 얼마나 민감할지 잘 알아서 실수하면 모든 게 흔들리니까 최우선적으로 관심 갖고 모든 신경 써서 큰 문제가 드러난 건 없을 걸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입국하는 아프간 조력자와 가족들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 도착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등 방역 절차를 거친다.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오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국내로 이송된 아프간인들은 현지에서 단기 비자를 발급받은 상태로 국내로 입국한 후 장기 체류 비자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이들이 한국에 정착할지, 제3국으로 재이주할지 여부는 추후 본인들의 의사를 파악해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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