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과 일본이 4일 엔 약세 방어 공조를 추진했다.
- 베선트는 연준 FIMA 창구 확대를 요구했다.
- 이는 일본 대미투자와 국채금리 안정을 노린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과거 중국이 위안화 강세를 억제하거나 위안 약세를 유도하려할 때 인민은행의 방식은 단순했다. 외환시장에 위안화를 내다팔고 달러를 사들였다.
달러를 사들이느라 풀려나간 돈(위안)을 그대로 두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위험이 커지기에 인민은행은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즉 은행권의 지준을 중앙은행 금고에 더 많이 묶어 놓는 방식으로 시중 통화량을 유지했다. 환율개입(조작)과 짝을 이뤘던 교과서적 불태화 정책이다.
중앙은행이 뭔가를 사들이면 시중에 돈이 풀린다. 그게 국채든, 다른 나라 통화든.
그 돈을 그대로 두면 소위 양적완화(QE) 효과가 나타난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유통시장에서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를 취했다. 국채 금리는 연준이라는 거대한 매수 주체의 등장으로 하락했고(국채가격 상승), 풀려나간 돈은 금융위기로 멍들었던 자산 가격을 끌어올렸다. 덕분에 월가 금융회사들의 장부 손실도 회복됐다.
◆ 유사 QE 효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주도로 진행중인 미일간 엔 약세 방어 공조 또한 유사 QE 효과를 유발한다.
일본이 연준에서 빌린 달러를 내다 팔아(달러 방출) 엔을 사들이기(달러 매도 = 통화 확대) 때문이다. 연준이 직접 엔화를 매입해 달러를 방출하나 일본을 매개로 연준의 달러가 풀리거나 내용상 별 차이가 없다. 이렇게 시중에 풀려나간 달러는 돌고 돌아 은행 계좌로 유입돼 은행권 지준을 늘리고 미국 국채 매입에 쓰일 수 있는 잠재 총탄이 된다.
이 과정에서 베선트가 일본에 적극 활용해달라고 주문한 연준의 대출 창구가 바로 'FIMA 레포 창구(Foreign and International Monetary Authorities Repo Facility)'다.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쇼크 당시, 달러 급전이 필요한 해외 통화당국(중앙은행)을 위해 마련했던 연준의 긴급 대출 프로그램이다.
연준은 해외 통화당국이 뉴욕연준 계좌에 예치한 미국 국채를 담보로 이러한 급전을 빌려준다. 이자는 시중의 하루 짜리 레포 금리보다 비싼 편이다. 연준 통화정책금리 목표(현재의 경우 3.5~3.75%)의 상단(현재의 경우 3.75%)이 적용된다.
하루짜리 자금이지만 일본이 롤오버를 원하면 사실상 만기가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베선트는 연준을 향해 일일 600억달러로 제한된 FIMA 대출 한도를 전폭적으로 늘리라고 주문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일일 600억달러로 고정됐던 '유사 QE 효과'는 증폭된다.

◆ '국채 세일즈맨' 베선트의 고육지책...연준 스텝 꼬이나
일본은 자신들의 외환보유고를 헐어 엔 약세를 방어할 수도 있다. 보유고에 들어있는 미국 국채를 팔아 엔 매수 개입 총탄(달러 자금)을 마련하면 깔끔하다. 그럼에도 미국 '국채 세일즈맨' 베선트가 연준에서 돈을 빌려가라고 요구한 것은 일본의 개입용 총탄 마련 과정에서 미국 국채 매도가 일어나 국채 금리를 밀어올릴 수 있어서다 - 이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연준 FIMA 창구를 활용하도록 했다는 게 지금까지 알려진 유력한 이유다.
일본의 외환보유고(=보유 미국 국채)가 아니라 연준의 발권력을 이용해 엔화 방어(달러 매도/엔 매수 개입)에 나서는 셈인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메커니즘이 연준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했다.
여차하면 인플레이션 관리를 위해 연준이 통화를 조여야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미일 공조 개입을 빙자한 베선트식 QE 때문에' 통화량이 오히려 불어나기 때문이다.
베선트가 연준을 향해 'FIMA 대출 한도를 파격적으로 확대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연준 대차대조표를 더 늘려 (연준 FIMA 계정의 대출 증대에 따른 대차대조표 확대) 통화량 방출을 촉진하고 그리하여 불어난 은행권 지준이 국채 금리 안정 효과로 이어지도록 도모하라는 말과 내용상 통한다.
이는 연준의 여전히 비대한 대차대조표를 궁극적으로 더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소신과도 대치된다.
연준 정책위원들 사이에서 이란발 물가 불안 때문에 여차하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런 류의 통화량 확대 요구는 연준의 통화정책 스텝을 꼬이게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베선트는 최근 "600억 달러인 FIMA 대출 한도를 없애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일본의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기름칠?
미국과 일본은 왜 갑자기 엔 약세 방어를 위해 뭉쳤을까.
뭔가 엔 약세를 더 자극할 수 있는 이벤트에 대비하려는 것일까. 그런 류의 이벤트 가운데 하나는 일본이 약속했던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이행이다. 미국의 가을 중간 선거를 앞두고 일본이 트럼프를 위해 해당 프로젝트 수행에 속도를 내고자 할 경우, 즉 대미투자 이행을 위해 일본이 대규모 달러 조달에 나설 경우 엔은 더 약해질 위험이 있다.
프로젝트 이행 자금을 일본이 미국 국채를 팔아 조달하면 역시 단기적으로 미국 국채시장에 부담을 가할 수 있다.
이론상 연준의 FIMA 대출 한도가 (현실성은 낮지만) 5500억달러까지 확대된다면 그리고 그 하루짜리 자금을 무한 롤오버하려 든다면 일본은 연준에서 빌린 돈으로 약속했던 대미 투자를 모두 이행할 수도 있다 - 일본은행(BOJ)이 연준에서 빌린 달러를 JBIC와 일본 3대 메가뱅크에 공급하고 그 돈이 대미 투자 용도로 쓰이는 구조.
현재 기준으로 FIMA를 통한 조달금리 3.75%보다 높은 수익성을 약속하는 투자 사업이라면 일본은 연준에 이자를 계속 지급하면서 해당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수 있다.
이 경우 일본은 연준과 맺은 상설 통화 스와프 라인을 이용하지 않고도 사실상 무기한의 FIMA 창구를 통해 대미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일본이 (민간 자금시장 등) 다른 경로로 대미 투자용 달러를 조달했을 경우 발생할지도 모를 엔 추가 약세 위험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이번 미일간 환율 공조, 그리고 연준 FIMA 대출자금의 궁극적 용도, 베선트가 연준을 향해 FIMA 한도를 파격적으로 확대하라고 요구하는 배경 등이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베선트 기획의 미일 환율 공조는 일본의 대미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름칠(윤활제 도포)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60년 지기 절친(로널드 로더)의 사위인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여기에 흔쾌히 응할지는 시간을 두고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osy7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