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만 18~49세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
카카오·네이버 인증 등으로 빠르게 예약 가능
후순위였던 2030 만족감…"드디어 내 차례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만 18~49세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 첫날 우려됐던 먹통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생년월일 끝자리와 동일한 날짜에만 예약할 수 있는 백신 10부제와 서버 확충 등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도 비교적 수월하게 백신 접종 예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만족감올 보였다.
10일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접속은 대체로 원활하게 이뤄졌다. 만 18~49세 대상 코로나19 백신 예약은 전날 오후 8시부터 시작됐다. 10부제에 따라 주민등록번호상 생년월일 끝자리가 9로 끝나는 이들이 10일 오후 6시까지 사전 예약을 할 수 있다.
이날 사전예약 시스템의 인증 대기 신호등은 녹색 불을 켜고 있을 때가 대부분이었다. 간혹 황색 불이 켜질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인증수단 모두 원활한 상태를 보였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사전예약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패스(PASS), 휴대전화, 금융인증서 등 다양한 인증방식을 마련하고 각 인증수단별로 동시접속자가 얼마나 몰리는지 신호등 색깔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녹색은 '원활', 황색은 '지연', 적색은 '혼잡', 회색은 '선택불가'로, 예약자는 신호등 색깔을 보고 혼잡 없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9, 19, 29일이 생일인 시민들은 이날 다행히 어렵지 않게 예약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김현지(26) 씨는 "예약이 지연된다는 얘기가 있어 처음에는 긴장했는데 대학 수강신청보다 빨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날 오후 8시 녹색 불이 켜진 카카오를 선택해 본인 인증를 마쳤다. 본인 인증까지 걸린 시간은 단 1분. 예약 완료까지는 5분이 걸렸다. 접속 지연은 발생하지 않았다.
김씨는 "원래 백신을 안 맞으려고 했는데 (접종)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충동적으로 예약했다"며 "다른 사이트에서 인증하는 것처럼 절차가 똑같았고, 카카오톡 앱을 켜서 본인 인증확인 후 지문인증이나 비밀번호를 치니 예약이 끝났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백신 10부제 시행 둘째날인 10일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인증수단은 혼잡없이 원활한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2021.08.10 filter@newspim.com |
대학원생인 한지현(28) 씨도 접속 지연 없이 백신 예약을 마쳤다고 했다. 한씨는 예약이 시작되기 5분 전부터 대기하고 있다가 전날 오후 8시 정각 사이트에 접속했다. 그는 "예약을 마칠 때까지 5분 정도 걸렸다"며 "뉴스에 나왔던 먹통 사태가 일어날까봐 걱정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기다렸던 백신 예약을 마치니 긴 터널에서 빠져나온 기분"이라고 전했다.
직장인 김정기(43) 씨는 휴대전화 인증으로 예약에 성공했다. 휴대전화 인증은 네이버나 카카오 인증보다 과정이 길고 복잡해 본인 인증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김씨는 "예약 직전 인증서를 받았고, (완료까지) 대략 3분 정도 걸린 것 같다"며 "주변 직원들도 다들 순조롭게 했고 대부분 모바일로 했다"고 말했다.
SNS와 커뮤니티 등 온라인 공간에도 이날 백신 예약을 인증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지역 커뮤니티에 "금융인증서를 이용해 백신 예약을 마쳤다. 비밀번호 6자리만 누르니 금방됐다"며 "이번에는 서버가 안정화돼 다들 수월하게 백신 예약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일부는 본인 인증 과정에서 접속자가 몰리면서 일시적인 지연 현상을 겪기도 했다. 주부 정지혜(36) 씨는 전날 휴대전화를 이용한 카카오 인증을 선택했다. 정씨는 카카오톡 앱으로 인증요청 메시지를 받았지만, 얼마되지 않아 '일시적인 현상이거나 네트워크 문제일 수 있으니 잠시 후에 시도해주세요'라는 문구가 화면에 나타났다.
정씨는 다시 네이버 인증을 시도했다. 그러나 예약자가 몰린 탓에 대기시간은 길어지기 시작했다. 20여분의 씨름 끝에 정씨는 오는 27일로 예약을 마쳤다. 정씨는 "네이버랑 카카오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것 같다"며 "그래도 부모님 백신 신청을 했을 때보다 좀 수월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25명 발생하며 29일째 1천명대를 이어가고 있는 4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정부는 확진자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현재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조치 연장 여부를 오는 6일 결정한다. 2021.08.04 yooksa@newspim.com |
이날 우려와 달리 10부제가 원활하게 진행되자 그동안 접종 후순위로 밀렸던 2030 세대도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분위기다. 직장인 김상아(35) 씨는 "빨리 맞고 안심하고 돌아다니고 싶었는데 왜 이제서야 내 차례가 왔는지 모르겠다"며 "더 많이 도입돼서 코로나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백선혜(37) 씨는 "그동안 2030 세대에서 코로나 확진자 증가율이 높다는 이유로 주범으로 몰고 책임을 요구하는 흐름이 있어서 안타까웠다"며 "이번 10부제를 통해 그런 오해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10부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오는 19일 오후 6시까지 생년월일 끝자리를 기준으로 하는 10부제 예약을 진행한다. 정해진 날짜에 예약을 하지 못한 경우 사전예약 기간이 끝난 19일부터 21일까지 추가 예약이 가능하다. 19일에는 36~49세, 20일에는 18~35세, 21일에는 연령과 관계 없이 예약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10부제를 통해 모두 백신을 맞으면 9월 국민의 70% 1차 접종 완료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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