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호영 인턴기자 = 일본 나고야 시장이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만난 자리에서 선수의 메달을 멋대로 깨물어 뭇매를 맞고 있다.
스포츠호치·교도통신 등 일본언론은 5일 가와무라 다카시(河村隆之) 나고야(名古屋) 시장이 전날 도쿄올림픽 소프트볼 금메달리스트 고토 미우(後藤希友)를 만난 자리에서 고토의 금메달을 깨물어 논란을 빚었다고 전했다.
NHK가 5일 보도한 영상에는 금메달리스트 고토가 가와무라의 목에 메달을 걸어주자 "무겁네! 정말"이라고 말하다 갑자기 마스크를 내린채 메달을 깨무는 장면이 실렸다. 메달과 치아가 부딪히는 소리가 영상 속에서도 들릴 정도로 강하게 깨물었고 옆에 서 있던 고토는 다소 어색하게 웃었다. 하지만 가와무라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물었던 금메달을 닦거나 소독하지 않고 그대로 고토에게 돌려줬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신호영 인턴기자 = 가와무라 다카시(河村隆之) 일본 나고야(名古屋) 시장이 지난 4일 오전 아이치(愛知)현 나고야시청에서 고토 미우(後藤希友, 오른쪽)가 도쿄올림픽 소프트볼에서 딴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2021.08.05 shinhorok@newspim.com |
NHK 집계에 따르면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4일 최다기록을 경신했다. 도쿄올림픽 13일째인 4일 일본 전역에서 1만420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새로 확인됐다. 지난달 31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인 1만2340명을 나흘 만에 갈아치웠다. 이날 확진자는 전날 대비 2190명, 일주일 전 같은 요일 대비 4635명 각각 늘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번 도쿄올림픽 방역 지침으로 메달 키스나 깨무는 행위 등을 금지했다. 이를 어기면 참가 자격을 박탈당하거나 일본에서 추방당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상식에서 선수가 메달을 스스로 자신의 목에 걸게 하는 등 대회차원에서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데 타인의 메달을 입에 넣는 행동은 방역 차원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어났다.
교도 통신은 일본 정치인 가와무라의 이런 행동은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은 '돌발 퍼포먼스'라고 밝혔다. 현지언론은 가와무라가 핸드볼 금메달리스트를 만나는 장면이 언론에 크게 보도될 것을 고려해, 그가 유권자들의 주목을 받으려 한 행동으로 가늠했다.
도쿄올림픽에서 유도 남자 60㎏급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한 다카토 나오히사(高藤直壽)는 자신의 트위터에 "내 메달에 혹시라도 흠집이 생기지 않게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다"라며 "화내지 않는 고토 선수의 넓은 아량이 정말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사진=다카토 나오히사 트위터 캡처] |
일본 내 선수들 사이에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이번 올림픽에서 유도 남자 60㎏급 금메달을 획득한 다카토 나오히사(高藤直壽)는 자신의 트위터에 "내 메달이라도 흠집이 생기지 않게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다"며 "메달에 이가 닿는 소리가 났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또 "화내지 않는 고토 선수의 넓은 아량이 정말 대단하다"며 "나였다면 울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펜싱 은메달리스트인 오타 유키(太田雄貴)는 "선수에 대한 존경이 결여됐으며 감염 대책의 관점에서 행사(시상식)에서도 자신이나 팀원이 메달을 걸어주고 있는데 깨물다니"라면서 "미안하지만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누리꾼들도 "노력의 결실을 가볍게 여긴다" "너무 실례다" "금메달을 새것으로 교환해줘야 한다" 등 선수들의 노력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행동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교도 통신은 가와무라 시장이 이에 대해 "(메달을 깨문 것은) 최대의 애정 표현이었다"며 "폐를 끼쳤다면 미안하다"고 짧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shinhor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