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이르면 올 하반기 비대면 주담대 출시 예고
"텃밭 뺏길라" 시중은행 주담대 비대면화 '속도'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시중은행들이 '텃밭'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을 100% 비대면화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이르면 올 하반기 비대면 주담대 출시를 예고하면서 이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내달 비대면 주담대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에도 모바일로 신청이 가능하지만, 대출 금액이나 담보 범위에 따라 영업점 방문이 필요했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1.07.20 tack@newspim.com |
이성용 신한금융 최고디지털책임자(CDO)는 "기술적으로 비대면 담보대출은 어렵지 않지만 소유권 이전같은 법적 이슈가 있었다"며 "이를 법무대리인을 통해서 해결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도 주담대 상품의 비대면 범주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는 담보 주택이 부부 공동명의거나 조건부 대출일 경우 비대면이 불가능하다.
정문철 KB국민은행 전무(CFO)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추세가 비대면으로 옮겨가고 있어 최근 주담대 프로세스를 보완·개선하고 있다"며 "공동 명의나 타행 대환 등도 비대면으로 할 수 있도록 개선해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완전 비대면 상품을 내놓은 곳도 있다. 이달 초 우리은행은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모바일로 가능한 '우리WON주택대출'을 출시했다. 우리은행 앱에서 본인인증을 한 뒤 소득과 주택시세를 입력하면 3분 안에 대출 금리와 한도를 확인할 수 있다.
영업점을 통한 주담대는 소득증빙서류, 등기권리증 등 많게는 10~20종의 서류가 필요하다. 심사 기간도 길어 자금이 필요한 날짜 기준 10영업일 이전에는 영업점을 방문해야 한다.
반면 비대면 대출은 본인인증을 거치면 개인정보가 자동 추출돼 은행으로 보내진다. 필요한 서류는 사진으로 촬영해 제출하고, 등기 절차 등은 전자등기를 이용한다. 복잡한 부동산 규제 등을 확인하려면 대면 과정이 필요하지만, 점차 비대면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주담대를 두고 속도전을 펼치는 것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텃밭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다. 기업공개(IPO) 등으로 실탄을 장전한 인터넷은행이 주담대에 본격 나서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주담대는 은행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력상품이다. 규모가 큰 만큼 충분한 자본금이 필요하다. 카카오뱅크가 IPO 이후 비대면 주담대 출시 계획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케이뱅크 역시 자본 확충 이후 담보물이 아파트로 한정된 비대면 주담대를 내놨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내년 1분기 주담대 상품을 출시한다고 가정하면 2025년말 기준 주담대 대출잔액은 약 57조원에 이를 것"면서 "그 과정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은 전체 여신의 70%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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