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포브스 리스트 조사해 발표
한국 기업, 27개 업종 중 5개만 수익성
신성장 6개 업종…2000대 진입 못해
[서울=뉴스핌] 김정수 기자 = 세계 2000대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악화됐지만 시가총액은 급증했다. 한국기업도 이 같은 불황형 흑자로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체 27개 업종 중 5개 업종에서만 글로벌 평균보다 수익성이 높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21년 포브스 글로벌 2000 리스트'를 조사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글로벌 동향과 한국기업 경쟁력을 분석했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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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전국경제인연합회] |
전경련은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해 코로나 영향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기업과 한국기업 모두 매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 2000 글로벌 기업들의 총 매출액도 올해 39조7622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6.1% 줄었다.
이번 조사에 이름을 올린 한국기업은 모두 62개사로 지난해 대비 4개사가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액 합계는 지난해 1조3281억달러에서 올해 1조2882억달러로 6.8% 감소했다.
글로벌 영업이익 합계는 올해 2조5362억달러로 지난해보다 23.7%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감소폭이 더 큰 까닭에 글로벌 평균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1.5%포인트 감소한 6.4%를 기록했다.
한국기업은 영업이익이 26.6% 상승해 평균 영업이익률은 1.2%포인트 증가한 4.5%를 나타냈다. 전세계 평균 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포브스 2000 기업 수 상위 5개국(미국, 중국, 일본, 영국, 한국) 중에서 한국만 올해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반도체와 금융, 유틸리티 산업에서 한국기업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것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등의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률은 차례로 9.2%포인트, 7.9%포인트, 7.3%포인트씩 늘었다.
코로나19에 따라 디지털 전환과 비대면 산업 확대로 반도체와 통신서비스 산업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금융업은 마케팅 비용 감소로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주요 기업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반대로 시가총액은 지난해에 비해 46.8% 급증했다. 전경련은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주요국에서 재정확대와 금융완화 정책을 실시, 시중 유동성 확대와 이에 따른 증시 상승 효과라고 해석했다.
한국기업 시가총액 역시 전년 대비 105.3% 확대됐다. 포브스 2000 기업 수 상위 5개국 가운데에서도 압도적인 수치다. 미국은 50.8%, 중국 44.6%, 일본 33.5%, 영국은 20.9%를 나타냈다. 전경련은 한국기업 시가총액 확대를 '동학개미 운동'에 따른 개인투자자 주식 거래 급증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매출액 대비 시가총액은 1.1배 수준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2.9배, 중국 1.4배, 일본 1.0배, 영국은 1.5배 순이었다.
글로벌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은 IT소프트웨어·서비스(12.6%), 은행(7.9%), 소매·유통(6.5%), 석유·가스(6.1%) 순이었다.
한국기업 시가 총액의 업종별 비중은 IT하드웨어·장비(39.3%), IT소프트웨어·서비스(8.8%), 내구소비재(7.7%), 소매·유통(5.9%), 반도체(5.8%) 등이었다.
이들의 영업이익률은 IT하드웨어·장비를 제외하고 세계 평균 영업이익률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IT소프트웨어·서비스의 해외 평균 영업이익률이 17.5%였다. 한국 영업이익률 7.4%의 두 배 이상이었다. 소매·유통 산업 영업이익은 -1.9%로 해외 영업이익 4.1%와 큰 차이를 보였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은 총 27개의 업종 중 글로벌 평균 영업이익률보다 수익성이 나은 산업은 금융, 제약·생명공학, 석유·가스, IT하드웨어·장비, 운송 등 5개"라며 "신성장 업종인 우주항공과 국방, 건강관리 장비·서비스 등 6개 산업에는 포브스 2000대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인공지능(AI), 5G 등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비해 정부는 규제개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신산업 투자를 장려하는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한국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freshwat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