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링너 "공동성명에 북한 유인할 어떤 것도 없어"
카지아니스 "코로나19 등으로 중국 밀착 가능성"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대화를 통한 외교적 관여의 중요성을 재강조하고,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임명했으나 북한이 쉽게 협상장에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이나 양국 대통령의 발언 중에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만한 내용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각) 한·미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5.22 photo@newspim.com |
클링너 연구원은 "공동성명에 북한이 좋아할만한 어떤 것도 없었다"며 "대화 시작 전 먼저 혜택(benefit)을 준다던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 양보(concession)를 제공한다던가 하는 것들"이라고 사례를 들었다.
그는 오히려 북한이 조만간 관영매체를 통해 한미 양국이 자신들에 대한 적대정책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내놓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또 바이든 정부가 비공식 소통창구인 일명 '뉴욕채널'을 통해 계속해서 북측에 대화 제의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이러한 노력에도 미국이 제재완화와 같이 솔깃한 제안을 하지 않는 이상 북한을 협상장으로 불러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한국 담당 국장도 북한은 대화를 원한다는 한미 양국 정상의 메시지에 호응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자신들의 입지가 강할 때 행동에 나서길 원한다며, 현재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북한이 향후 몇 달 동안 침묵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한미 양국과의 대화는 거부하면서 수 개월 내 중국에 접촉해 경제 및 코로나19 지원을 요청하는 등 오히려 중국에 밀착하는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 라몬 파르도 파체코 한국석좌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한국 또는 미국과 외교를 재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파체코 석좌는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중단에 대한 어떠한 합의도 없이 외교가 단절된 상황 속에서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
그는 또 북한이 최근 몇년 동안 해온 단거리 미사일 실험을 이어나갈 가능성은 있지만 정치적 이득이 없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미국의 대북제재, 한미연합훈련 등을 이유로 한국과 미국에 대한 비난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미 정상은 지난 21일 회담에서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 김 대북정책특별대표 임명 사실을 공개하며 '대화와 외교를 통한 대북 접근법'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23일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외교적 관여를 강조하고 북한의 반응을 기다린다며, 공은 북한 쪽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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