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BC방송 인터뷰서 강조…"일괄타결 기대 안해"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각)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해법을 재차 강조하며 북한의 응답을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결정한 것은 "한반도의 전체(total)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기회가 북한과 외교적으로 관여하는 것"이라며 "공은 북한 쪽에 있다"고 강조했다.
[브뤼셀 로이터=뉴스핌] 김근철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나토 외무장관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1.03.25 kckim100@newspim.com |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 이틀 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미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2018년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 북·미 정상의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언급하며 대화와 외교를 통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는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향한 진전을 추구하는 신중하고 세심하게 조정된 접근법이라며 "일거에 해결되는 일괄타결(grand bargain)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명확하게 '세심하게 조율된' 외교와 북한으로부터의 분명한 조치, 그리고 그런 방법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돼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면서도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이건 어려운 문제"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이전 정권들, 특히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해왔지만 어느 누구도 완전한 성공을 하지 못했고, 이는 과장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전무 대 전무', '전부 대 전부'를 포함해 과거 행정부의 서로 다른 접근법을 검토했지만 어느 것도 효과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리뷰를 완료한 대북정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괄타결'이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접근법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진화했고 더 위험해졌다"며 "이에 따라 우리는 기본적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거나, 모든 것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하는 것을 포함한 다른 접근방식들을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과거의 방식은 어떤 것도 효과가 없었다며 대북정책 검토 작업에 착수하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블링컨 장관은 검토 작업을 위해 한국과 일본을 시작으로 동맹과 협력국들과 긴밀히 협력했다며,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함께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점과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사실을 사례로 들었다.
또한 "우리는 북한이 유엔에 의해 명확히 금지된 활동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이를 외교적으로 추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외교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 강조하고 "문제는 '과연 북한도 그럴까'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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