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명위원회 20일 열어 8호선 추가역 역명 결정
송파구-성남시 갈등 여전, 시 '남위례역'로 중재해 안건으로
추가역 7월 준공 이후 시험운전, 12월 공식 개통 예정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 송파구와 성남시 간 이견으로 한 차례 무산됐던 위례신도시 남측 지하철8호선(추가역)의 역명이 다음주 결정된다.
지하철 역명은 송파구와 성남시가 주장하는 내용을 절충한 '남위례역'이 유력하다. 서울시가 제안한 역명이다. 송파구와 성남시가 역명을 두고 입장을 굽히지 않아 주민 선호도와 입지적 특징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이번에 확정한 역명은 수정, 변경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오는 12월 개통 예정인 추가역은 위례신도시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철도 인프라로 역명을 놓고도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 복정역~산성역 사이 짓는 신설 역명, 남위례역 유력
13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 시는 지명위원회를 열어 위례신도시 인근 지하철8호선 추가역의 역명을 결정한다.
위례신도시 남측에 조성 중인 지하철8호선 추가역 조감도<자료=서울시> |
가장 유력한 역명은 서울시가 제안한 남위례역이다. 지역 특성과 주민 선호도 등을 고려한 판단이다. 역명 선정은 작년 말 한 차례 무산됐다. 행정 자치구간 견해차가 큰 데다 서울시가 제안한 '위례안골'에 대한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아서다. 재검토 절차를 거쳐 지난 4월 말 지명위원회에서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담당부서 조직인사 등으로 한 차례 연기됐다.
이날 회의에서 최종안이 결정된다. 도시철도법상에는 지명위원회 일정을 추가 연기할 수 없다. 역명의 변경도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자치구 및 주민들이 변경을 요청해도 수용되지 않다는 것이다. 지명위원회에서 결정하면 서울시가 허가하는 절차인데, 사실상 위원회 결정이 최종안인 셈이다.
그동안 송파구와 성남시가 날 선 공방을 벌여 역명 선정이 지연됐다. 위례신도시가 서울 송파구와 성남시, 하남시 등 3개 지자체에 걸쳐 조성되다 보니 신경전이 상당했다. 성남시는 역명을 '위례역'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주민들이 가장 선호하고 있고, 지역 내 첫 철도 인프라로 상징성도 높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송파구는 기존 복정역을 위례역으로 바꿔야 한다며 성남시 의견에 반대하고 있다. 신설 역사가 신도시 안을 관통하는 노선이 아니어서 위례역을 사용하기 부적합하다는 의견이다. 이를 두고 송파구가 위례라는 역명을 성남시에 뱄길 수 없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추가역 부지는 성남시 수정구에 속한다. 역명이 위례역으로 결정되면 위례신도시 중심이 성남시로 인식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는 송파구와 성남시 관계자가 참석해 역명에 대한 의견을 최종적으로 제안 설명한다. 기존 입장은 변하지 않은 상태다. 결국 남위례역이 중재안인 셈이다. 성남시가 자체적으로 주민의견을 물은 결과 위례역(49.5%), 위례신도시역(25.7%), 남위례역(13.6%), 위례한빛역(5.3%) 등의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송파구가 반대하는 위례, 위례신도시를 제외하면 남위례역이 주민 선호도에서도 가장 높다.
서울시 도시철도과 관계자는 "앞서 제안한 역명이 지명위원회에서 반려됐고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남위례역 등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라며 "이해관계가 엮인 송파구와 성남시 입장을 고려하고 주민 선호도를 반영해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 애초 계획보다 4년 지연돼 개통...12월 정식 운행
위례신도시 남측을 지나는 지하철8호선 추가역은 오는 7월 준공 예정이다. 철로를 새로 까는 게 아니라 기존 복정역과 산성역을 지나는 철로에 역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운전을 거쳐 12월 정식 개통을 준비하고 있다.
추가역 공사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 사업은 지난 2008년 광역 교통개선대책에 포함돼 추진됐다. 애초 신도시 입주 시기를 조금 지난 2017년 개통을 목표로 했으나 가스충전소(LPG) 이전, 사업비 증액, 토지보상 지연 등으로 개통이 4년 정도 늦어졌다.
역명에도 변화가 있었다. 신도시 조성 초기에는 가칭 '우남역'으로 불렸다. 추가역이 들어서는 곳의 도로 이름은 '헌릉로'이지만 옛 이름이 '우남로'였다. 우남(雩南)은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아호다. 하지만 '이승만 흔적 지우기' 사업이 곳곳에서 진행되면서 우남역이란 이름은 폐기됐다. 이후 최근까지 지역 안에서는 위례역으로 불렸다. 주변 단지들도 브랜드 이름 앞에 붙었던 우남역을 떼고 위례역으로 변경했다. 지하철 개통을 앞두고 역명이 다시 한번 교체되는 상황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위례신도시 내 중요한 교통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신도시 조성 당시 8호선 추가역은 위례신사선(경전철)과 함께 대표적인 철도 인프라로 꼽힌다. 지하철로는 인구 10명이 이용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이 노선을 이용하면 9호선 환승이 가능한 석촌역과 2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잠실역까지 10분 안팎이다.
위례신도시 내 M공인중개소 대표는 "지하철8호선 추가역이 정식으로 개통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강남으로 진입하는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며 "2027년 경전철인 위례신사선까지 개통되면 교통 인프라의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