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성희롱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연구보고서
20·30대 여성 많아…보복 걱정에 적극 대처 못해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여성 3명 중 1명은 성희롱 피해를 1년에 1~2회 당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6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내놓은 '성희롱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연구보고서'를 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여성 5656명 중 33.5%에 해당하는 1895명은 최근 3년 동안 연 1~2회 성희롱을 당했다고 답했다.
월 1회 성희롱을 당했다는 여성은 335명으로 5.9%다. 주 1회 성희롱을 당했다는 여성도 69명(1.2%) 있었다. 반면 성희롱을 당한 적이 없다는 여성은 3301명(58.4%)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여성의 41.7%는 연 1~2회 성희롱을 당했다. 월 1회와 주 1회 성희롱을 당했다는 20대 응답률은 각각 7.7%, 1.4%다. 30대 여성 37.2%는 연 1~2회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 월 1회와 주 1회는 각각 5.8%, 2%다.
성희롱은 성적인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말과 행동, 성 차별을 부추기는 언행 등을 포괄한다. 예컨대 '여자들은 직장에서 옷차림, 화장 등 외모에 신경 써야 한다', '여자는 동기 모임 등 비공식 네트워크에 잘 참여하지 않는다', '남자가 일을 잘해서 여자보다 승진이 빠르다' 등이 성희롱 발언에 해당한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제대로 된 직권조사 결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01.25 dlsgur9757@newspim.com |
34.4%은 성희롱을 당한 후 모르는 척 지나가거나 슬쩍 자리를 피한다고 답했다. 31%만 가족과 친구, 동료 등 지인에게 고충을 말하고 상담을 받았다.
성희롱을 당했어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이유로 ▲보복·불이익 걱정 ▲신고해도 실질적 처벌 불가능 ▲신고 절차·조사 과정 복잡 등을 꼽았다. 성희롱 예방을 위해 ▲공정한 처벌 ▲2차 피해 방지 ▲성차별적 문화 개선 ▲피해자 보호·치유 지원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와 달리 남성 87.6%는 성희롱을 당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연 1~2회 성희롱을 당했다는 남성은 9.5%(382명)다. 월 1회와 주 1회는 각각 1.9%(78명), 0.4%(17명)다.
인권위는 "성희롱 2차 피해 우려와 사내 절차에 대한 낮은 신뢰가 성희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나타났다"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성희롱에 대한 국민의식 개선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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