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故 박원순 전 시장 성희롱 의혹 인정…여가부에 예방 조치 요청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공공기관이 성희롱·성폭력 피해와 관련해 시정 권고를 받고도 이를 불이행할 경우 여성가족부 장관이 직접 제재 조치를 할 수 있는 법이 제정된다.
여가부는 26일 전날 국가인권위원회가 요청한 공공기관 종사자의 성희롱 예방교육과 현장 점검 강화 등과 관련해 지난해 마련한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대응체계 강화방안'에따라 이같은 법 추진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인권위는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성희롱 의혹은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여가부 장관에 공공기관 종사자가 성희롱 예방교육을 모두 이수할 수 있도록 직접 점검을 강화하고 2차 피해 예방과 대처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정비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지자체장에 의한 성희롱·성폭력 발생시 독립적이고 전문성을 갖춘 기구에서 조사해 처리할 수 있는 조치 등도 언급했다.
앞서 여가부는 지난해 7월 14일 박 전 시장 관련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피해자 지원 및 2차 피해 방지를 촉구했으며, 지난 11월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대응체계 강화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자치단체, 교육청, 공공기관의 장 등 기관장 전담 신고 창구를 12월 1일 개설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인권위 조사결과 우리 부 관련 제도 개선 요청사항 대부분이 지난 11월 대책에 반영돼 있는 내용으로 앞으로 이를 적극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신임장관 인사를 하고 있다. 2021.01.08 leehs@newspim.com |
지난해 발표된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대응체계 강화방안'에 따르면 인권위로부터 피해 원상회복, 제도 개선 등 시정권고를 받고도 이를 불이행 시 여가부 장관이 직접 시정명령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고, 이에 불응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여가부는 제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관련 법 제정 추진도 계획하고 있다.
여가부는 지자체 평가 지표로 성평등 조직문화를 올해 신설하고 시·도 국장회의 등 지자체와의 협의회 개최 등을 통해 지자체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방안을 함께 강구해왔다. 아울러 공공기관 예방교육 점검 및 부진 기관 언론공표, 성평등 조직 문화 확산을 위한 지자체 조직문화 진단 및 컨설팅 등을 위해 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예방정책도 추진한다.
한편 여가부는 서울시를 특정해 2차 성희롱 피해 예방을 위한 점검은 지금 당장 진행하지 않는다. 25일 여가부가 공공기관에 배포한 '2차 피해 방지 지침 표준안'에 따라 상반기 내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에서 2차 피해 방지 지침 제정을 독려하고 7월 말 지침 제정 여부를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7월 말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응체계 강화방안' 이행점검 시 2차 피해 방지 지침 제정 여부도 함께 점검할 계획"이라며 "현재 인권위의 판단과 서울시 자체 점검이 있기 때문에 여가부가 따로 서울시에 한정해 점검을 진행하진 않지만,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응체계 강화방안 이행 점검 시기는 변동될수 있다. 현재로서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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