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G, 1분기 뷰티 매출 1조2954억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LG생건에 빼앗긴 '뷰티 1위' 타이틀을 1분기만에 되찾아 K뷰티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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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2021.04.30 yoonge93@newspim.com |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1조 2528억원, 영업이익은 189.2% 증가한 176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LG생건은 매출 2조367억원, 영업이익 3706억원으로 각각 11%, 7.4% 성장했다.
◆ 아모레, 1분기만에 '뷰티 1위' 탈환했지만...'데일리뷰티' 매출은 LG생건이 앞서
올 1분기 아모레퍼시픽 그룹 전체 화장품 매출은 1조2954억원을 기록해 LG생건 1분기 뷰티 사업부 매출(1조1585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관점에 따라 '뷰티 1위'가 뒤바뀔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전통 '뷰티' 사업만 놓고 보면 아모레가 LG생건보다 약 1300억원의 매출을 더 올렸지만, 헤어 바디용품을 포함한 데일리뷰티 매출은 LG생건이 아모레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이에 '뷰티 1인자'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한 아모레와 LG생건의 엎치락 뒤치락 경쟁 구도는 당분간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에도 중국 시장의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지난해 부진했던 아모레의 실적 회복세 가팔라지고 있고, LG생건 역시 럭셔리와 토탈 뷰티분야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양사의 실적은 대중국 수요 발(發) 화장품 부문이 성장을 주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 판매 호조로 해당 브랜드 매출 비중이 30%를 차지하면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중국 전국 단위 쇼핑 축제에서 설화수는 세 자리 수 성장과 럭셔리 기초 7위 순위를 이뤄 알리바바 뿐만 아니라 3선 이하의 도시 침투율도 높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의 대형 온라인 쇼핑 행사에서 설화수를 중심으로 큰 성과를 거뒀으며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LG생건 역시 '후'와 '숨'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 호조로 중국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48% 성장, 시장 평균을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후의 매출성장률이 58%에 달했고 숨과 오휘는 각각 14%, 89% 성장하는 등 시장 점유율이 확대됐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에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들의 판매 호조와 디지털 채널 성장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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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2021.03.17 yoonge93@newspim.com |
◆ LG생건 '브랜드 경쟁력 강화' vs 아모레 '디지털 대전환' 전략...중국心 사로잡아라
양사의 중국 실적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엇갈린 전략이 눈길을 끈다.
LG생건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해외 시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LG생건은 최근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 뷰티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LG생건은 미국 뉴에이본을 인수하고 더마 화장품 피지오겔의 아시아·북미 사업권을 따내는 등 뷰티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LG생건은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한 화장품인 '클린뷰티' 상품을 강화하고 의약품 수준의 고기능성 화장품인 '더마화장품'을 앞세워 글로벌 사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생건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변화에 맞춰 온라인과 라이브 커머스 등 성장 채널을 육성하고 해외 사업에서 판로를 다각화해 국내외 채널 성장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전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공격적으로 이어가는 것에 우선 순위를 메겼다.
예컨대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 내 이커머스 사업 확대 차원에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티몰과 온라인 특화 상품을 만들었고, 중국에서의 디지털 비중을 50%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오프라인 채널 재정비와 멀티브랜드숍 입점 등으로 수익성과 성장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건과 아모레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업계 1위 승부처는 중국 매출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3월 기준 중국 화장품 소매판매증가율은 47%를 상회하면서 소비 회복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중국 면세 채널 내 인당 구매한도 제한도 완화돼 양사 향후 실적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현진 DB금융투자 "화장품의 중국발 수요가 2분기에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후 오휘 숨 등 브랜드의 매출 증가세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LG생건이 중국 내 더페이스샵이 클린뷰티 컨셉으로 온라인 채널을 공략하면서 향후 모멘텀에 기여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 현지 시장과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의 소비 증가에 힘입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브랜드 화장품의 매출 반등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yoonge9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