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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 출시한 하림…종합식품기업 도약? 존재감은 '글쎄'

기사입력 : 2021년03월08일 07:33

최종수정 : 2021년03월08일 07:33

순밥의 특징 '순수함' 이미 동원F&B에서 선점…차별화 안 돼
차별화·브랜딩 실패해 출시 중단한 '햅쌀밥' 반면교사 삼아야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육가공 업체 하림이 즉석밥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지만 후발주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즉석밥은 이미 CJ제일제당과 오뚜기가 시장을 '꽉' 잡고 있어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100% 쌀과 물만으로 지은 '하림 순밥(순수한 밥)'을 출시했다. 하림은 즉석밥 장기 보관을 위해 넣는 산도조절제나 보존제 등을 넣지 않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순수함'이라는 특징이 차별화되지 않을 뿐더러 '뚜렷한 브랜드 이미지'가 부족하다고 진단한다. 이미 과거 농심도 차별화와 브랜드화에 실패해 즉석밥 시장에서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하림은 즉석밥을 시작으로 라면과 가정간편식까지 진출을 꾀하고 있다. 단순히 '미투(Me too)' 제품이 아닌 확실한 차별화와 브랜드화를 이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하림 순밥. 2021.03.04 jellyfish@newspim.com

◆하림이 출시한 '순밥'이 얼마나 '순수' 하길래?…햇반·오뚜기밥 뛰어넘을까?

하림이 출시한 '순밥'의 특징은 '순수함'이다, 하림에 따르면 오로지 100% 쌀과 물만으로 지었다. 집에서 밥을 지을 때 어떠한 첨가물도 넣지 않는 것처럼 하림도 집밥처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CJ제일제당의 햇반과 오뚜기밥이 즉석밥에 포함하는 일부 첨가제 등을 겨냥한 마케팅이다. CJ제일제당 햇반은 극소량의 쌀겨추출물(미강추출물)이 포함됐고 오뚜기밥은 산도조절제가 들어있다.

하지만 쌀겨추출물은 미강 즉, 쌀 껍질에서 추출한 성분이라서 방부제나 식품첨가물로 분류되지 않는다. 또 오뚜기밥에 포함된 '산도조절제'의 경우는 식품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사용되는 첨가물인 것은 맞다. 그러나 라면과 치즈, 음료수 햄 같은 음식에도 첨가된 안전성을 인정받은 첨가물이다.

뿐만 아니라 하림이 미는 '순수함'은 이미 동원F&B가 선점했다. 동원의 즉석밥 '쎈쿡'은 햅쌀100% 제품이다. 때문에 순밥처럼 방부제나 식품첨가물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하지만 시장점유율은 약 1%대로 겨우 명맥만 잇는 수준이다.

결국 하림 순밥이 강조하는 '순수함'만으로는 CJ제일제당과 오뚜기의 점유율을 나눠가지기는 힘들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농심에서 한때 생산했던 '햅쌀밥'. [사진=뉴스핌DB]

◆성공하려면?…과거 '농심' 실패요인 살펴봐야

레드오션인 '즉석밥' 시장에서 하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확실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과거 '농심'의 사례를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다. 한 때 잘나갔던 농심의 즉석밥이 생산중단에 이르게 된 것은 '차별화'와 '브랜딩'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사실 농심은 CJ제일제당에 이어 두 번째로 즉석밥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2년 '햅쌀밥'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서 즉석밥 시장에 진출했다. 110억원을 들여 경기도 안양에 전용공장까지 마련해 사업에 힘을 싣기도 했다. 그렇게 초기 시장 점유율은 20%대로 꽤 괜찮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오뚜기에서 '오뚜기밥'을 출시하자마자 농심의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기 시작했다. 농심의 햅쌀밥은 '차별점'이 없어서였다.

햇반의 경우는 업계 최초제품으로써 '순수 흰 쌀밥'이라는 이미지를 선점했다. 오뚜기는 이를 인지하고 밥과 소스를 함께 파는 '세트밥'을 출시했다. 간편식을 원하는 1~2인 가구의 수요를 정확히 공략한 것이다. 그렇게 농심은 시장 진출 14년 만에 즉석밥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관련 공장 설비까지 CJ제일제당에 매각했다.

문제는 하림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하림은 몇 년에 걸쳐 거금을 들여 생산설비를 갖추고 제품 출시에 힘쓰고 있지만, 뚜렷한 차별점은 없다. 게다가 신사업 투자로 인해 재무구조도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림은 5200억 원을 투자해 전북 익산에 '하림푸드 콤플렉스'를 지었다. 이 곳에서 즉석밥부터 라면 그리고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그러나 무리한 신사업 확장은 재무구조에 부담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하림의 당기순손실이 77억 원에 달한다. 2018년 당기순손실 약 120억 원으로 적자 전환한 이후 이익을 전혀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큰 금액을 들여서 시작한 사업인 만큼 차별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며 "그러나 이미 업계 1·2위가 즉석밥과 그 파생상품에서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고 있는 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ellyfi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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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홈플 대주주 MBK 세무조사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국세청이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날 MBK파트너스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MBK파트너스측은 "지난 2020년 이후 5년 만에 이뤄지는 정기 세무조사로 인지하고 있다"며 "최근 불거진 홈플러스 사태(기업회생신청)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세무조사 담당 부서가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맡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라는 점에서 지난해 논란이 됐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역외 탈세 의혹까지 다시 들여다보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제기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 세무조사 결과 1000억원 규모의 역외탈세 혐의가 드러나 400억원 가까이를 추징 당했다. 지난해에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역외탈세 의혹이 재차 제기된 바 있다. MBK파트너스는 대규모 차입금에 의존해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이후 점포 등을 팔아 인수대금을 상환하고 배당을 받는 방식으로 투자 원금 회수에 주력했다. 정작 홈플러스는 자금 압박에 빠져 최근 기업회생 절차에 들면서 금융권과 업계 안팎에서 'MBK 먹튀'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번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오는 18일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긴급현안질의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홈플러스 영등포점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yym58@newspim.com osy75@newspim.com 2025-03-11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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