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세우타에 6만명이 유입되며 모로코의 압박 카드가 됐다
- FT는 세우타 사태를 이민 무기화의 대표 사례로 봤다
- 스페인과 모로코는 상호의존 속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북아프리카의 스페인 자치도시 세우타에 대규모 이민자가 유입된 사태가 이민을 무기로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 중 하나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의 당사국인 스페인과 모로코는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다. 가장 가까운 곳의 폭은 15㎞가 되지 않는다. 특히 모로코 쪽에는 두 곳의 스페인 자치도시, 즉 세우타와 멜리야가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각) "세우타에서 발생한 이민 위기는 모로코의 모하메드 6세 국왕이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지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많은 젊은 모로코인들이 자국을 떠나려는 현실과 북아프리카 해안에 위치한 스페인의 두 해외 영토가 취약한 처지에 있다는 점이 이민 문제를 모로코의 강력한 협상 카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30일 세우타에는 모로코와의 국경 통제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약 6만 명의 이주민이 바다와 육로를 통해 진입했다. 이후 대부분이 모로코로 돌아갔지만, 현재도 수천 명이 세우타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싱크탱크 시도브(Cidob)의 폴 모릴라스 소장은 "세우타 사태는 튀르키예와 벨라루스 사례와 함께 '이민 무기화'의 명벽한 본보기"라고 했다.
튀르키예는 지난 2020년 시리아 이들리브 전투 이후 유럽연합(EU)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반발하며 자국 내 시리아 난민들의 그리스행을 사실상 허용해 EU를 압박했다.
벨라루스는 지난 2021년 이라크 등 중동 이민자들을 자국으로 불러들인 뒤 폴란드 등 EU 국경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해 EU의 제재에 맞섰다.
모릴라스 소장은 "오늘날 지정학에서는 가장 큰 강대국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상호 의존 관계를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국가들이 오히려 상당한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모로코는 경제 규모가 스페인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스페인과 모로코는 지리적 인접성을 기반으로 실타래 같은 경제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지정학적 현안에서는 입장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우선 모로코 국왕인 모하메드 6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모로코는 지난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한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해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했다. 그 대가로 미국은 서사하라를 모로코 영토로 인정했다. 모하메드 국왕은 '깊은 감사'의 표시로 서사하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트럼프 이름을 붙이겠다고 했다.
반면 중도좌파 사회노동당(PSOE) 소속인 산체스 총리는 이민과 나토의 국방비 증액 등에서 트럼프와 사사건건 맞서고 있다.
스페인이 최근 모로코의 최대 경쟁국인 알제리와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것도 모로코의 심기를 크게 건드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페인은 중요한 천연가스 공급국인 알제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고, 지난달 말에는 산체스 총리가 알제리를 방문해 양국 관계의 '새로운 단계'를 선언했다.
세우타와 멜리야를 놓고 양국의 입장은 극단적으로 갈린다. 두 곳은 16세기부터 스페인 왕실의 통치 아래 있는데 모로코는 스페인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 두 지역은 아프리카 대륙 본토에 남아 있는 유일한 유럽 영토다.

스페인은 세우타 사태에 대해 모로코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 하는 모습이다.
산체스 총리는 "모로코의 협조 덕분에 유입된 이민자 대부분이 24시간 안에 송환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태의 원인으로 인신매매 조직과 소셜미디어의 허위정보를 지목했다.
FT는 "모로코의 막강한 군주와 유럽을 대표하는 좌파 지도자는 서로 의존하는 관계이지만 결코 편안한 동반자는 아니다"라며 "모로코는 지난 5년간 스페인을 상대로 갈수록 자신감을 보이는 반면 스페인은 모로코를 관리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국왕과 산체스 총리는 지난 2022년 이후 단 두 차례만 대면했다고 한다. 지난 2023년 산체스 총리가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모로코를 방문했을 때도 국왕을 만나지 못했고 전화 통화로 대신했다. 당시 모하메드 국왕은 휴가를 보내기 위해 가봉에 머물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