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냉전 시대 미국과 옛 소련 간의 관계 개선을 위해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을 이끈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이 향년 100세로 별세했다.
조지 슐츠 미국 전 국무장관. 2015.01.29 [사진=로이터 뉴스핌] |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싱크탱크 후버연구소는 그가 스탠퍼드대학 캠퍼스에 있는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알렸다.
연구소는 사망 원인을 밝히지 않았다. 슐츠 전 장관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서 명예교수직을 지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당시 6년 이상 국무장관을 지냈으며, 리처드 닉슨 정부에서는 노동부 장관, 재무부 장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을 지내는 등 슐츠 전 국무장관은 일생 동안 여러 주요 내각 직책을 지낸 공화당 인사다.
AP통신은 슐츠 전 장관에 대해 "1980년대 옛 소련과 냉전 관계를 개선하고 중동 평화의 길 구축에 대부분의 인생을 바쳤다"며 "미국 학계와 재계, 외교계의 거인이었다"고 소개했다.
후버연구소장인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은 "고인은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든 사람으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슐츠 전 장관은 1987년 냉전을 종식했다고 평가받는 INF 협상을 주도한 인물이다. INF는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옛 소련의 미카일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서명한 조약으로, 양국의 단거리와 중거리 핵무기, 크루즈(순항)미사일의 보유 및 실험, 배치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이후 1991년에는 전략무기 감축협정(START)으로 이어졌고 2011년 뉴 스타트 협정으로 나아갔다. 양국은 최근 뉴 스타트 협정을 5년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1980년대 그는 레바논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한 외교적 조치로 중동 국가를 오갔고 이후 이슬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이 해결돼야 중동의 안정을 이룰 수 있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슐츠 전 장관은 향후 행정부들의 중동 평화 프로세스에 길을 텄다는 평가를 받는다.
1920년 12월 13일 뉴욕에서 태어나 뉴저지주 잉글우드에서 자란 그는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과 공공·국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1949년에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시카고 경영대학원 학과장을 지냈다.
그는 1975년부터 1982년까지 미국의 토목건설 다목적 기업 벡텔그룹에서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그는 2006년에 벡텔그룹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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