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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매물 없어요" 고밀개발에 매물 거두는 집주인...'묻지마 투자' 경계해야

기사입력 : 2021년01월21일 07:31

최종수정 : 2021년01월21일 07:31

일반주거지역도 최대 용적률 최대 700% 적용해 고밀개발
주요 역세권 빌라·다세대 신고가 행진...매물도 없어
단기 급등에 묻지마 투자는 조심, 사업 지연도 감안해야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지하철 주변 역세권에 용적률을 700%까지 높여 개발된다는 얘기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싹 걷어갔어요. 현금 들고 와 빌라를 사겠다는 투자자는 많은데 물량이 없어 거래가 쉽지 않네요."(서울 영등포 일대 K공인중개소 대표)

정부가 서울 주택공급 확대의 일환으로 역세권 일대에 용적률 최대 700% 적용해 개발을 추진하자 역세권 빌라·다세대 주택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개발 기대감에 주요 입지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집주인들은 매물을 빠르게 거둬들이는 상황이다. 조만간 고밀도 개발에 대한 구체적 방안과 사업지 후보군 등이 결정되면 역세권 빌라·다세대의 투자심리가 더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발이익의 상당부분을 공공기관이 회수하고 집주인 간 동의율 등 고밀개발이 현실화되기까지 산적한 과제도 많아 '묻지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 "낡은 빌라·다세대, 고층 아파트로 개발된다"...기대감에 1억 껑충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서울 내 고밀도 개발을 구체화하자 역세권 인근 빌라·다세대 주택의 매매가가 반년새 1억원 이상 상승했다. 매도물량이 줄어 매도호가는 이보다 1억원 정도 높게 형성돼 있다. 

영등포구 대림동 현대그린빌라 전용 72.7㎡는 4억8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찍었다. 한달새 2500만원 올랐으며 반년전과 비교하면 1억3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이 건물은 1986년 준공됐으며 지하철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과 직선거리로 300여m 떨어져 있다. 대림동 일대는 낡은 빌라·다세대가 많아 고밀도 개발시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이달 마포구 삼일빌라 전용 78.0㎡는 작년 직전 신고가(11월) 3억3000만원보다 2700만원 오른 3억57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이 빌라도 반년전에는 2억5000만~2억6000원에 거래됐다. 1987년 준공된 빌라로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320m 거리다.

용산구 효창동 중앙그린빌라 전용 64㎡는 작년 4억500만원에 실거래됐으나 이달 초에는 5억20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1997년 준공된 건물로 4호선 숙대입구역과 6호선 효창공원앞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입지다.

아파트 매매가 변동성과 비교하면 상승 금액이 높지 않지만 상승률로 보면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대림동 현대그린빌라, 마포구 삼일빕라 등은 반년새 매매가 상승률이 40% 안팎이다.

영등포 대림역 주변 K공인중개소 대표는 "정부가 역세권 일대 주택에 용적률을 최대 700% 적용해 개발한다고 하니 투자자들이 역세권과 가깝고 대지지분이 많은 빌라·다세대를 많이 찾고 있다"며 "집주인들도 매도호가를 1억~2억원 올리거나 매도 의사를 철회하다 보니 실제 계약은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세권 빌라·다세대에 투자자가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작년 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내정자 시절에 고밀도 개발을 강조하면서 불거졌다"며 "아파트보다 규제 강도가 덜하고 초기 투자금도 적어 대체 투자자로 인식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서울 지하철 일대 역세권 일대 100여 곳에 용적률 700%를 적용해 고층 아파트를 짓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9일에는 관련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역세권 복합용도개발 지구로 지정해 고밀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준주거·준공업·상업지역에서만 가능했던 복합용도개발을 일반주거지역에도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 단기 급등·사연지연 가능성 등 주의할 사항도 많아

부동산 투자심리가 아파트에서 빌라·다세대로 옮겨붙고 있지만 묻지마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가 추진하는 역세권 고밀도 사업이 실제 실행되기까지 변수가 많아서다. 개발에 따른 이익이 소유자가 희망하는 수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이들 주택은 기본적으로 수요가 적어 투자심리가 끊기면 처분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일단 역세권에 빌라·다세대 주택을 헐고 고층 아파트를 짓기까지 최소 5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후보지를 선정하고 구역 지정, 조합 구성, 설계 등 거쳐야 할 게 상당하다. 특히 재건축과 달리 건물 간 권리가액 차이가 크고 이해관계가 복잡해 동의율을 끌어낼지도 미지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고밀도 역세권 개발은 주택공급을 확대한다는 취지에서는 긍정적이나 실효성 및 현실화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며 "장기간 투자금이 묶일 가능성이 있고 정부 정책 방향화 맞물려 단기간에 역세권 빌라·다세대 주택의 매매가가 상승했다는 점에서 묻지마 투자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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