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층주거지·역세권 등 빌라
큰 시세차익 어려워...신중한 접근 필요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역세권 주변에 용적률을 높여 개발한다니 2억원짜리 빌라가 한두달새 1억원 정도 올랐어요. 매물이 회수되고 있는데 매수 문의는 늘어 역세권 빌라의 몸값이 더 오를 것 같아요"(불광동 A공인중개사무소장)
주택 공급대책으로 거론되는 도심 고밀개발 기대감에 연립·다세대 주택 가격이 뛰고 있다. 아파트 전세난을 피해 옮겨오던 매매수요에 재개발 기대감이 더해지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재개발 사업 진척과 이사철 수요 등으로 연립·다세대 주택 가격은 당분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보이지만 빌라의 특성과 입지를 고려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최대 2배 넘게 상승...개발 기대감에 뛰는 빌라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역세권 및 저층주거지 고밀개발 기대감이 있는 지역의 연립·다세대 주택 가격과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4402건으로 11월 4262건보다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연립·다세대주택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12월 서울 지역은 104.9를 기록해 11월(104.7)보다 0.19% 올랐다.
정부가 설 연휴 전까지 발표하기로 한 주택 공급대책에 역세권과 저층주거지등의 고밀개발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역세권과 관련해 준주거지역 용적률을 최대 700%까지 올리는 국토계획법 시행령을 준비하고 있고, 역세권 범위는 500m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저층주거지가 많은 은평구, 중랑구 등 외곽지역과 준공업지역 등의 재개발 사업 기대가 높은 영등포구 등에서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대 빌라 가격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은평구 녹번동 불광역 인근 전용면적 28.13㎡ 빌라는 지난달 3억2000만원에 거래가 됐다. 석달전에는 1억7000만원, 전달에는 2억9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던 것에 비해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영등포구 도림동의 전용면적 48.78㎡ 빌라는 지난달 5억8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는데 4월에 2억49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2배 넘게 올랐다.
녹번동 A 공인중개사무소장은 "역세권이나 재개발 기대 지역은 매물이 많지 않은데 투자 수요가 늘어서 1억 넘게 올랐다"고 말했다.
◆ 빌라 수요 지속될 듯...투자는 신중해야
부동산업계에서는 빌라 가격 및 거래량 증가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봄 이사철이 다가오고, 장기적으로 재개발이 진행되는데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감이 반영될 것으로 본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빌라는 가격이 덜 오른 편인데다 개발 이슈가 생기면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면서 "개발 구역 뿐 아니라 인근으로 수요가 확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 기대감으로 투자 가치는 올랐지만 빌라의 특성과 입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주거환경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어 가격 상승의 한계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커뮤니티 시설, 주차 문제등이 있어 오름폭은 크지 않은 편이다"면서 "주거환경과 차익에서 한계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