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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네이버·카카오, 성착취물 지지·전쟁범죄 미화 상품 쇼핑몰서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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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게시물 운영원칙 위배...법리적 문제 소지도
보유 IT기술로 검출 가능 불구 방치하는 포털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네이버쇼핑, 카카오커머스 등 국내 양대 포털 쇼핑을 통해 성착취·전쟁범죄 등을 지지하거나 미화하는 상품들이 버젓이 팔리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쇼핑·카카오커머스 등 포털사이트 쇼핑몰에서 다수의 성착취물로 글로벌 'n번방'으로 불리는 폰허브(Pornhub), 엑스비디오(Xvideos), 헤이조(HEYZO) 등의 로고를 담은 의류, 피큐어 등이 판매되고 있다. 심지어 독일 나치 전쟁범죄를 미화하는 대표적인 상징물 '하켄크로이츠' 악세서리도 판매 중이다. 포털 쇼핑사이트엔 해당 상품 구매자들의 착용샷을 포함한 구매후기도 올라와 있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네이버(좌)와 다음(우)에서 판매중인 폰허브 후드티 및 티셔츠. [갈무리=김지완 기자] 2020.12.03

폰허브는 세계 최대 디지털성범죄 유통사이트다. 스트리밍중인 성착취물 영상만 600만개를 넘는다. 국제 시민단체 '트래피킹허브'는 폰허브가 아동 성착취 및 인신매매 범죄 온상이 됐다며 '폰허브' 페쇄 국제청원에 나선 상태. 엑스비디오는 체코 성인 동영상 공유 서비스로, 폰허브처럼 성착취물을 비롯한 전세계 포르노가 유통되고 있다. 헤이조는 일본 성인사이트로 해외에 서버를 둔채 일본 법망을 피해 모자이크 처리 없이 성기를 그대로 노출하는 영상을 내보낸다. 특히 도촬 영상이 상당수여서 일본 내에서도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내에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44조의 7에 따른 불법정보 및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여겨지는 정보는 삭제 또는 접속차단이 된다는 규정에 따라 이들 사이트에 대해 접속이 차단돼 있다. 다만 VPN(가상통신망)을 이용해 IP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우회 접속은 가능하다. 국내에선 지난 10월 래퍼 '릴러말즈'가 폰허브 티셔츠를 착용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 포털 스스로 정한 게시물 운영원칙 위배

포털들은 특히 성착취물 사이트 지지, 전쟁범죄 미화 제품 등을 판매하는 행위 자체가 스스로 정한 게시물 운영원칙도 위반했다.

네이버 게시물 운영정책에 따르면 범죄, 범죄인 또는 범죄단체 등을 미화하거나 지지해 범죄를 용인하거나 조장할 우려가 있어 공공의 안전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험을 일으키는 내용의 게시물은 게재가 제한된다고 명시했다. 네이버는 서비스 상에 게재한 부호, 문자, 음성, 음향, 그림, 사진, 동영상, 링크 등으로 구성된 각종 콘텐츠 자체 또는 파일'을 게시물로 정의했다.

카카오 역시 지난 6월 '제2의 n번방을 막자'라는 취지로 성착취물, 아동성범죄 금지를 명문화했다. 타인의 성을 착취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이나 이미지 등을 제공하거나 이를 이용하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행위, 타인의 성을 착취할 목적으로 협박·유인하거나 이를 모의·조장하는 행위에 대한 금지를 명문화했다. 

다시 말해 네이버쇼핑과 카카오커머스에선 '폰허브', 'pornhub', 'xvideos', '나치 하켄크로츠' 등의 제목과 이미지 등이 모두 네이버가 스스로 정한 게시물 운영정책을 위반한 셈이다. 폰허브 후드티·티셔츠 상품이 '성착취물 이용 의사 표현'에 해당된다고 본다면 카카오 역시 자체 금지 조항을 어긴 것이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3일 네이버쇼핑을 통해 판매중인 나치 상징물 '하켄크로이츠'. [갈무리=김지완 기자]2020.12.03 swiss2pac@newspim.com

지난 2017년 유니클로는 수차례 전쟁범죄 미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유니클로 행사광고 중 화보에서 여자아이 손에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종이비행기를 들고 있는 장면이 논란이 됐다. 앞선 2010년에는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판매해 논란이 됐다. 또 지난 2012년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현대미술관에 욱일승천기 이미지로 홍보 포스터를 제작해 뉴욕한인학부모협회의 항의를 받았다.

◆ "혐오표현이나 전쟁범죄 미화 여지 있어" 법리적 문제 소지도

법리적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국내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이들 상품들은 혐오표현 내지 전쟁범죄 미화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면서 "특히 하켄크로이츠는 확실히 문제가 된다. 폰허브 역시 문제의 소지가 있다. 다만 액션피규어는 노출 수위에 따라 법적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티셔츠를 음란물로 볼 것인에 대한 법리적 판단 문제는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청소년유해매체물 광고금지(제42조의2)' 조항으로 규제하고 있다. 아울러 위반시 내용삭제(44조의2) 및 2년 이하의 징역과 1000만원 이하 벌금(제73조)을 부과하도록 규정한다. 표시·광고의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도 '부당한 표시·광고 시정조치(제7조)'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1호에선 음란한 부호·문헌·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청소년 유해 매체물의 심의 기준 가운데 '선정성' 관련해 성범죄를 조장하거나 매개로 하는 것도 엄격히 금한다. 600만 여개 성착취물, 아동포르노 등이 범람하는 폰허브 간접 광고가 여기에 해당될 수 있는 것.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에선 '범죄 미화'를 '반사회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제8조 제3호에선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연령, 사회적 신분, 출신, 인종, 지역, 직업 등을 차별하거나 이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 등 사회통합 및 사회질서를 저해하는 유형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3일 네이버쇼핑에서 판매중인 일본 성인사이트 '헤이조(HEYZO)'의 액션피규어. [갈무리=김지완 기자] 2020.12.03 swiss2pac@newspim.com

청소년 구매제한이 없는 하켄크로이츠는 청소년보호법을 위반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독일은 패전 후 하켄크로이츠를 사용 못하도록하는 하는 금지법을 제정했다.

◆ 10년전 기술로도 텍스트 기반 성인사이트 검출 정확도 95%

더욱이 포털이 보유한 IT기술로 이 같은 상황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지적이다.

지난 2008년 한국방송미디어공학회에 게재된 '콘텐츠 기반 음란물 사이트 검출에 관한 연구 동향의 논문에 따르면, 한유나 외 3인은 "텍스트 기반 성인사이트 검출방법은 HTML의 모든 섹션(타이틀, 메타, 바디)에서 모두 95%가 넘는 정확도를 기록했다"면서 "특히 바디(본문)에서는 98.4%나 되는 정확도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제품명, 본문 설명 등은 모두 텍스트로 이뤄져 10년 전 기술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안이다.

메타에는 HTML 문서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키워드는 무엇이며 누가 만들었는지 등의 정보가 담겨있다.

실제 네이버·카카오에서 폰허브, 엑스비디오 등을 검색하면 '청소년에게 노출하기 부적합한 검색결과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등 검색 제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쇼핑에선 이런 제재가 없는 상태다.

네이버 측은 "국내법에 따라 불법 제품은 당연히 판매 금지"라며 "성인용품은 인증 후 성인들에게만 노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단순 사이트 로고만 찍힌 옷을 판매하는 것이 불법으로 봐야하는건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편 네이버는 쇼핑몰 하단에 "네이버는 통신판매중개자이며,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다. 상품, 상품정보, 거래에 관한 의무와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다"고 명시돼 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커머스는 판매업체의 활동, 상점에서 제공되는 상품이나 서비스, 또는 게재되는 내용, 쇼핑몰로의 접속 또는 접속 불능으로 인한 어떠한 손해, 손실, 상해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어떠한 책임이나 의무도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고지중이다.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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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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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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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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